그는 “(비핵화 의향이 없다는 걸) 파악하게 된다면 예전(‘최대의 압박’ 정책을 지칭)으로 돌아가게 된다”며 “미국은 북한을 경제적으로 매섭게 몰아붙일 것이다”고 전망했다.
벡톨 교수는 북한 생화학무기 확산 문제 등에 대한 연구 내용을 담은 자신의 신간발표회 참석을 위해 한국을 찾았다. 벡톨 교수는 이른바 ‘핵 리스트’ 제출을 거부하는 북한의 태도가 북-미 대화 교착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북-미 대화는 북한이 보유한 핵무기 수를 밝히는 데 합의하는 수준에도 미치지 못했다”며 “(‘핵 리스트’ 제출 요구가) 정말 강경하다고 생각하나? 이(핵 리스트)를 적는 데는 한 시간도 걸리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다만 벡톨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 모두 (정상회담을) 원하고 있기 때문에 2차 북-미 정상회담은 열릴 것이다”고 단언했다. 그는 또한 “트럼프 대통령도 북한이 영변 외에 다른 핵 시설을 보유하고 있다는 걸 알고 있다”며 “영변 폭격 등의 조치를 취하진 않을 것이다”고 분석했다.
그는 “그 대신 미국은 경제적인 압박에 나설 것이다. 지금은 중국에 있는 소규모 은행만 겨냥하지만 앞으로 미국이 북한의 돈을 세탁해주는 중국의 모든 은행을 제재하겠다고 나설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벡톨 교수는 “아직 공개되지 않은 유엔 전문가 패널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여전히 시리아에 화학무기를 판매하고 있다”며 “(대량살상무기 확산은) 김정은의 곳간을 채우고 그가 엘리트를 통제하는 데 여전히 도움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비핵화만큼이나 ‘비확산(대량살상무기와 그 기술의 확산을 막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진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