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물에 빠졌을 때는 아무 생각없이 우선 구하고 보는 것이다.

지금 우리가 일본을 도와야 하는 자세다.

상인조차 재난으로부터 어쩔 수 없이 하는 손익계산을 무척 미안해하며 되도록 마음속으로 하고 있다.

오늘 정치외교학과 교수 한 분이 일본에 급파되는 우리 구조대원들을 대통령이 이렇게 격려했더라면 어땠을까하고 동아일보에 칼럼을 썼다.

“여러분. 일본 지진 피해자분들을 도와드리고 오세요. 그게 인류애에 입각한 대한민국의 의무, 이웃나라에 대한 따뜻한 정리(情理)입니다. 하지만 다른 원조국과 우리의 입장이 다른 점도 있음을 기억하세요. 그건 바로 간토대지진때 억울하게 돌아가신 분들이 바로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들이라는 사실입니다. 그때 피해자들의 후손인 여러분이 당시 가해자들의 자손을 돕기위해 지금 한 많은 바다를 건너갑니다. 바다 건너 그 섬에 가서 당신들이 저지른 만행을 잊지 말라고, 그래서 우리가 왔노라고 떳떳하게 말하세요. 그리고 여러분이 구조할 일본인 한 분 한 분이 그때 돌아가신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인 양 최선을 다해 주세요. 그것이 아직도 남의 나라 구중산천을 떠돌고 있을 우리 조상의 원혼을 위무하는 길, 두 나라 사이 불행했던 한때의 매듭을 푸는 첩경입니다. 끝으로 귀국길 피곤하더라도 꼭 간토대지진 희생자 위령탑에 들러 주세요. 험난했던 한 시대를 살다 한날한시 같이 그러져간 한국인과 일본인 영령께 우리 국민을 대표해서 고해 주세요 원한을 은혜로 갚았으니 이제 다들 편히 쉬시라고 그리고 다시는 두 나라 사이에 그런 참극이 되풀이 되는 일이 없도록 하겠노라고.”

정치가 아무리 권모술수라지만 상인보다 더 계산적이다.

설령 지금 우리가 돕는 것이 나중에 어떠한 대가로 나타난다는 계산기가 두들겨지더라도 그렇지 않은 척해야 한다.

이자를 바라거나 더 큰 이익을 바라고 돕는 것은 돕는 것이 아니라 투자다.투자가 진정으로 고마울까?

상대의 악행을 선행으로 갚는다는 생각을, 상대가 아는 순간

상대의 악행을 악행으로 갚는다는 것보다 못하다.

우쭐거리고 던져주는 먹이나 밧줄이 고마울까?

다른 사람은 어떨지 모르겠다.

당장 급해 받는다고 하더라도 굴욕감이 들지 않을까?

수치심이나 비굴한 마음을 들게하면서까지 잘난척 할 필요가 이시점에 꼭 그리 필요한가?

일본인들이 너무 감사하다고 했고, 뜻밖이라고까지 했다. 그것으로 충분하다는 위로 외에 드는 생각은 떨치는 것이 이롭다.

세상에 공짜 없다.

일본국민이 우리국민을 괴롭힌 것이 아니다.

일본 국민이 무슨 죄가 있겠는가.

김정일이가 밉지 북한백성이 밉겠는가.

위정자와 국민을 착각하여 모처럼 형제같은 분위기를, 사악한 이기심으로 그르치려 들지마라.

이런 글을 실은 동아일보가 참으로 한심하다.

대통령이 미리 이글을 읽어보고 교수가 시키는대로 떠나는 대원들에게 가르친답시고,

“여러분 도와주되 일본이 저지른 악행을 잊지마세요~

우리는 그들의 악행을 이렇게 선행으로 갚는다는 것을 꼭 알려주세요~”

했더라면 어쨌을까...?

어휴, 천만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