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가 2003년 함경북도 청진 보위부에서 목격한 일이다.
 
하루는 30대 중반의 한 여인이 잡혀 들어왔다. 중국에서 10년 동안 살다 나왔다는 그 여인은 남달리 도도한 면이 있었다.
 
믿는 ‘뒷구석’이 있었는지, 아니면 중국에 다년간 살면서 많은 것을 배웠는지, 그는 거들먹거리는 계호원(범죄자를 관리하는 사람)들에게 조금도 주눅이 들지 않은 당당한 목소리로 말했다.
 
“난 매를 맞으면 가만히 있지 않겠다. 인권유린으로 중앙에 신소(신고)하겠다”
 
그 순간 계호원의 얼굴에는 싸늘한 웃음이 스쳐 지나갔고 곧 무자비한 구타가 시작됐다. 구둣발이 날아 들어가고 몽둥이가 사정없이 머리를 짓 부실 듯 후려쳤다.
 
“인권? 개 같은 년, 중앙에 신소 하겠어? 빨리해라 지금, 빨리빨리”
 
그들은 무시무시한 속도로 여인을 두들겨 패 순간에 피투성이로 만들어 놨다.
 
그래도 중앙에는 인권에 대한 정책이 있다고 생각했었는지, 아니면 조금 어리석었던지, 말 한마디 잘못 내뱉은 여인은 시체처럼 너부러져 있었다.
 
계호원 한 사람이 피 묻은 여인의 머리카락을 잡아 쳐들며 물었다.
 
“다시 인권이라는 말을 하겠어?”
 
“잘못했습니다. 다시는 안 그러겠습니다”
 
그 여인은 후에 죽었다고 했다.
 
인권이라는 말 한마디에 죽도록 맞은 여인, 그것이 바로 북한의 인권실상이다.
 
탈북자 진선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