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들이 전하는 이야기에 의하면 북한 주민들도 김정일이 오래 살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심지어 주민들 속에서는 김정일의 죽음에 대한 예언을 담은 유언비어도 많이 떠돌고 있다고 한다.
 
대표적인 유언비어가 한 점쟁이의 입에서 흘러나왔다는 ‘3대는 망하는 대(代)’라는 말. 김정일 스스로도 자신이 오래 살지 못한다는 말을 한다는 것.

2003년 무렵, 군부(軍部)가 맡아서 진행하던 함경남도 금야강발전소 건설장을 찾은 김정일은 2012년까지 발전소를 완공하겠다는 지휘관들의 보고를 받고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2012년이 공사완공 시기라면 나는 완공된 발전소를 보지 못하고 죽는다” 이 말이 있은 후 지휘관들은 2010년까지 발전소를 완공하겠다며 ‘충성의 결의’를 다짐했다고 한다.

최근 김정일의 방중(訪中) 행각을 지켜본 탈북자들 간의 이슈는 과연 김정일이 얼마나 더 질긴 삶을 이어나갈까 하는 지겨움이다. ‘물에 빠진 늙은 쥐’같이 초췌한 김정일의 몰골을 보며 일부 탈북자들은 허탈감을 느끼기도 한다.

그 ‘허탈감’이란 김정일도 때가 되면 죽어버리는 보잘 것 없는 인간에 불과한데 북한 주민들은 김정일을 신(神)처럼 생각하며 한마디 저항조차 못하고 있는 현실에 대한 것. 굶어죽고 맞아죽으면서도 반항 한 번 못해봤다는 것이 한국에 정착한 탈북자들의 ‘가슴에 맺힌 한(恨)’이다.

진선락 기자 dmsgur325@hot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