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의 정치범수용소 수용대상은 김정일을 알고, 세계를 알고 있는 사람들이다 |
북한 정치범수용소의 실태를 증언하고자 북한민주화운동본부와 반인도범죄조사위원회가 주최한 ‘북한정치범 수용소 수용 실태 증언’ 기자회견이 26일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열렸다.
기자회견에서는 실제 함경남도 요덕군 ‘15호 관리소(요덕수용소)’ 수감 경험을 가진 김영순 북한민주화위원회 여성회장, 김태진 북한민주화운동본부 대표 및 정광진 사무국장이 증언자로 나섰다.
이들은 요덕수용소에 대해 “김정일의 폭력적 통치를 상징적으로 나타내 주는 곳”이라고 강조한 뒤 “심각한 인권유린의 현장으로서 북한 주민들에게 공포의 대상으로 인식되고 있다”며 요덕수용소의 내부 실태를 증언했다.
김정일의 첫 번째 정부(情婦)인 성혜림과 가까운 사이라는 이유만으로 요덕수용소에 수감된 김영순 여성회장은 “죄목이 무엇인지도 모르면서 1970년 보위부 312호 수사과를 거쳐 요덕수용소 문전까지 갔었다”며 “요덕수용소 구읍리(구읍리 내의 편전리가 요덕수용소로 넘어감)에서 5년, 용평리(요덕수용소 중심에 위치)에서 4년 동안 수감 되었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성혜림이 5호댁(김정일의 직계가족 명칭)에 들어간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내가 갇혔다는 사실을 훗날 알게 되었다”며 “요덕수용소에 9년 동안 수감되면서 부모님과 남편의 생사도 모르게 되었다”고 토로했다.
또 “수감되어 나왔어도 성혜림은 김정일의 처가 아니고 아들도 낳지 않았으니 입을 함부로 놀리지 말라는 보위부 협박과 감시를 31년 동안 받았다”고 덧붙였다.
김태진 대표는 “1985년 12월 중국으로 탈북, 87년 체포되어 8개월간의 보위부 조사를 받고 88년 3월 요덕수용소에 수감되었다”며 “수감될 때 크게 두려웠던 것은 공포와 절망 뿐 이었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요덕수용소는 공식적인 명칭이 아니고 담당 군부대의 네 자리 번호(예를 들어 4815군부대) 중 뒷번호 두 자리를 딴 15호 관리소가 정식 명칭”이라며 “15호 혁명화구역에는 죄를 지은 엘리트 한 사람으로 인해 8촌까지 끌려 들어온 사람들이 많다”고 연좌제가 아직 유지되고 있음을 지적했다.
정광진 사무국장은 “99년 7월 중국과 무역거래 중 한국인과 거래했다는 이유로 국가안전보위부에 간첩협의로 체포되어 9개월 간 조사를 받고 2000년 4월 요덕수용소에 수감되었다”며 “정상적인 무역행위이지만 주위 사람이 간첩협의로 신고했었다”고 밝혔다.
정 사무국장은 “2003년 4월 석방될 당시에는 가족이 모두 추방된 상태였다”며 “북한이라는 사회에서 더 이상 살 수 없다는 생각에 중국으로 탈북했다”고 덧붙였다.
증언자들에 따르면 요덕수용소 수감자들의 죄명은 어처구니가 없을 정도이다.
김일성 목에 혹이 났다는 말을 했다는 이유에서부터 초상화 및 김일성 석고상 훼손, 남한방송 및 비디오 청취, 김정일의 사생활 파악, 성혜림의 김정남 출산 사실 누설, 일제 강점기 당시의 일본영화 출연 등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다.
한편 증언자들은 재미 북한인권 운동가인 로버트 박 선교사에 대해 “북한은 기독교인을 탄압하는 국가이기에 그는 아마도 나올 수 없는 곳에 수감되었을 것”이라며 “북한 주민들은 로버트 박이 북한으로 왔는지도 모를 것”이라고 밝혔다.
장성근 기자 nihao5533@hanmail.net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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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일 : 2010-01-28 (14:5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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