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비 정부기관에 업무수행을 맡기는데 있어서 가장 우려되는 점은 공무원들이 직장을 잃게 되지는 않을까 하는 점이다. 이러한 우려는 타당성이 있다. 대규모 해고의 가능성 때문에 정부가 좀 더 촉매적인 형태로 전환해 가는 작업이 더디게 진행되었었다. 그렇지만 이 같은 전환이 심각한 해고사태를 격지 않고도 이루어질 수 있다. 일반적으로 매년 10%의 공무원이 정부를 떠난다. 이러한 자연감소분을 활용하면 해고를 피할 수 있다. 또 공무원을 다른 부서로 전근시키거나 계약업체로 하여금 상응하는 임금과 혜택을 주면서 그들을 고용하라고 요구할 수도 있다. 민간 업체와 100개 이상의 계약을 맺고 있는 로스앤젤레스군은 공무원 인력을 민간에 성공적으로 재배치하였다. 연방정부는 고용기회가 발생할 때 실직 공무원들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도록 계약업체에게 요구한다. 두 가지 방법을 모두 사용하는 정부도 있다.

공무원이 기업가적 정부의 희생자가 될 필요는 없다. 세인트폴과 비세일리아 같은 곳에서는 공무원이 수혜자이다. 기업가적 정부에 의해 창출되는 일자리의 총수는 크게 변하지 않는다. 일부 일자리가 민간기업체나 지역사회조직으로 이동할 뿐이다. 그러나 근로자의 업무만족도는 엄청나게 증가한다. 관료적 정부의 많은 덫에 갇혀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공무원들은 규칙과 규정에 묶여 있고, 단조로운 과업으로 무감각해져 있으며, 자율적 판단을 하게 한다면, 절반의 시간만으로 충분히 달성할 수 있는 업무를 부여 받으면서도 드러내보이지 않는 매너리즘상태에서 부여된 일에 임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이 확실한 사명과 최소한의 제약만 있는 경쟁조직에서 일할 기회를 얻게 된다면, 이들은 이전과는 전혀다르게 활기가 되살아나게 된다. 민간부문으로 이동할 때도 보통은 비슷한 자유를 맛보게 된다.

노 젓기에서 '방향잡기'로 전환하는 정부에서는 업무담당자가 감소하는 대신 정책관리자, 촉매자 중개자가 늘어난다. 이러한 정부에서는 사무직원이 줄고 전문지식을 갖춘 직원(두뇌집단)이 늘어나게 된다.

 가령 플로리다주 탬파의 [지역사회 재개발기구]를 보자 1985년 당시 이 기구는 직원이 41명으로, 연방기금을 저소득층의 부동산에 복구융자금으로 제공하는 전통적인 관료조직이었다. 1985년 융자실적은 불과 37건이었다.

그해 시장선거에 입후보한 샌디프리드만은 주택문제 해결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시의 3분의 1이나 되는 주택이 어떤 형태로든 복구작업을 필요로 했다. 그녀와 도시 재개발국장인 페르난도 노리에가는 전통적인 방법으로는 주택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 그래서 그들은 시정부가 촉매자나 중개자가 되어 시장구조를 재편하기로 하였다.

 이에 따라 그들은 시의 몇몇 은행에 대해 1천 3백만 달러 규모의 [도전기금](Challenge Fund)을 조성하도록 설득했다. 은행은 건물주에게 건물개축시 15년 상환의 저리융자를 제공했다. 정부는 은행의 위험부담을 덜어주기 위해서 처음 5년간의 지급보증을 했다. 융자수속은 비영리 교회조직이 담당하였는데, 저소득층은 관료나 은행가보다 지역사회조직과 거래하는 것을 편안하게 여긴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한 과정에서 노리에가는 두 개의 주택부서를 합병하여 직원수를 22명으로 줄였다. 자연감소분을 제외하면 실질적인 해고는 5명에 불과했다. 그는 산하 공무원들을 재교육 시켰고, 공무원 인사규정을 적용하지 않았으며, 은행과 비슷한 조직구조를 만들었다. 급여수준을 50%정도 상향조정했고 직원들을 전문가로 대접하기 시작했다. 그는 융자건수, 융자액 및 관련자료로 월간 목표를 설정한 후 부서원들이 스스로 적절하다고 생각하는 방식으로 업무를 처리해 나갈 수 있는 재량권을 부여했다.

 노리에가에 따르면 지금 이들은 "더 행복하고, 더 생산적이며, 더 급여를 많이 받는 직원이다." 이제 그들은 훨씬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절반의 인력과 더 적은 연방보조금으로 이 기관은 한 해에 1천 건의 융자실적을 올려서 3천%의 생산성 향상을 이루어 냈다.

"연방교부금의 삭감에 대한 대책은 사업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일을 처리하는 방식을 찾아내는데 있다."고 노리에가는 주장한다. 어떤 이유에서인지 공공부문의 철학은 "기금이 줄어들면 사업을 축소하는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예산이 삭감될 때 새롭게 일을 해 나가는 방법을 찾아내야하는 최상의 기회가 주어진다. 우리는 민간부문을 활용할 수밖에 없었다. 이 외에 다른 방법이 있을 수 있을까?"라고 노리에가는 자신있게 말했다. 결국 공무원은 수혜자가 되었다. 몸집을 줄여야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