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연합뉴스는 한나라당이 최근 촛불집회 주최자 수사와 관련하여 "민심을 감안해 시위자들에 대한 구속은 신중하게 해달라"는 입장을 청와대 등 정부 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또한 연합뉴스는 당 핵심 관계자와 통화에서 “30∼40대 직장인들이 촛불집회에 참석하고 있는데 ‘집회 배후설’로 민심을 자극할 수 있다는 인식들이 당내 적지 않다”면서 “수사는 하되 민심을 고려, 강경 대응은 하지 말자는 입장을 청와대에 전달한 것으로 알고 있다”는 말을 했다고 덧붙였다. 한나라당의 이 말은 불법시위대에 강경대응을 할 경우 민심을 자극할 수 있으므로 불구속 처리를 해서 민심을 자극하지 말라는 말이다. 집권여당 측이 이렇게 주문하는데야 힘 없는 우리 소시민이 할 일은 전혀 없는 것같다. 국민은 한나라당에 대해 법치가 무너져 기강이 해이해진 대한민국 호를 잘 이끌어 달라고 주문했더니 오히려 폭도들에게 항복했다. 배고픈 늑대는 사냥을 잘 하지만 배부른 늑대는 사냥을 하지 않는다. 배부르고 살찐 늑대들의 집단으로 전락한 한나라당에 기대할 것이 무엇인가. 양지만 찾아다니는 무능한 집단, 불의와 폭력을 보고도 침묵하는 비겁한 집단, 강자에게는 비굴하고 약자 위에는 군림하려는 집단, 누구 하나 나서서 바른 말도 하지 못하는 시체들의 집단, 그러면서 자신들의 밥그릇 챙기는 데는 일등인 집단, 아무리 눈을 씻고 찾아봐도 이들을 지지하고 성원할 이유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 불법행위자들을 관대하게 처분하라고 요청하는 한나라당이나 그러한 주문을 받아들인 정부의 공권력을 믿고 우리의 생명과 재산을 맡겨야 하는 대한민국 대다수의 선량한 국민의 처지가 참으로 딱하기도 하다. 하나를 보면 열을 알 수 있다고 적이 우리의 코 앞에서 우리의 생명을 위협하고 재산을 강탈하고자 할 때 제 한목숨만을 위해 국가고 국민이고 모두 팽개치고 달아나지 않는다고 그 누가 보장할 수 있을까. 4.19학생의거 후 하야한 이승만 건국 대통령은 "불의를 보고서 항거하지 않는 민족은 죽은 민족"이라고 했다. 불의에 항거하는 학생들의 정신을 높이 산 이승만 건국 대통령은 불의를 지나치지 못하고 항거하는 학생들을 통해 대한민국의 장래에 희망이 있음을 보았던 것이다. 그러나 권력의 중심부에 있는 사람들은 그때 그 시절 불의에 항거했던 사람들이라는데 오늘 그들의 심성은 불의를 보고도 침묵하며, 불의에 항거할 줄도 모르는, 오히려 불의를 조장하는 집단으로 전락했다. 그때 그 시절의 불의와 타협하지 않았던 그 기개는 모두 어디로 갔는지 그 세대의 인물 가운데 단 한 사람도 불의를 보고도 질책하지 않는다. 그들은 소위 4.19세대니 6.3세대니 하면서 거창한 기념단체를 만들고, 과거 자신들의 경력을 내세워 새로운 기득권 부류를 형성하였을 뿐이다. 그리고는 자신들에 의해 대한민국의 정의가 구현된 것처럼 오만하게 굴며, 마치 대한민국이 자신들에게 엄청난 부채를 짊어진듯이 권력의 중심부를 온통 차지하고 보여주는 오늘의 비겁함을 목도하는 국민은 과연 그들이 대한민국 장래의 희망이었는지 의아하지 않을 수 없다. 불법무도한 자들에 의한 정부전복 행위를 예사롭지 않게 여기는 한나라당의 조치는 불법에 항복하는 비겁함이며, 자신의 생명은 물론이고 국민의 생명과 재산마저 위험하게 만든다. 집권 여당인 한나라당 스스로 범법자를 두둔하고 준법정신을 훼손하면서 어떻게 국민에게 법을 준수하라고 할 수 있겠는가. 민심 이반이 두려워 불법자들에게 강경대응을 말라는 한나라당의 나약하고 反민주적·反법치적인 행위는 불법을 조장하여 대한민국이 법치국가임을 포기하는 행위이다. 한나라당의 이러한 조치는 대한민국에서 자신들의 주장을 관철하기 위해서는 폭력구사도 불사不辭할 수 있는 강력한 투쟁을 조직적으로 벌이는 행위와 야밤에 청와대로 진격하는 극단적인 행위마저도 관대하게 처리할 것이라는 무언의 포고이다. 즉 투철한 준법정신을 가진 대한민국 국민은 불이익을 받게 된다. 준법정신은 구시대의 낡은 구태이므로 과감하게 벗어 던지고, 편법을 동원해서라도 자신들의 주의·주장을 펼치라는 무언의 포고가 아니고 무엇인가? 법은 만인 앞에 평등하다고 했다. 오늘부터 우리도 無暴有罪 有暴無罪를 실천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