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스칼은 사람을 생각하는 갈대라고 설파했다. 그런데 이 생각하는 기능은 환경의 영향을 심각하게 받는다. 구소련이 동구권의 공산화를 한창 진행하던 1960년대, 공산당의 작업에 심각한 회의를 느껴 국외로 탈출을 시도하던 의식화된 공산당원들이 탈출 직전 심각한 내적 갈등에 시달려 공산당으로 원대복귀했던 일들이 종종 있었다. 지속적으로 한 가지 체계화된 이론에 노출된 사람들의 사고구조는 쉽게 바뀌지 않는 법이다.

북한의 대학교에는 선택과목이라는 것이 없다. 모든 과목을 당교육기관에서 정해준 대로 이수해야 한다. 그리고 모든 과목의 30%는 김일성 저작집 공부 등 공산주의 사상교육 시간으로 채워져 있다. 이 사상교육 과목에 낙제하면 퇴교를 당한다. 그러므로 북한 대학생들의 의식구조는 자연스럽게 김일성 김정일 독재 사상으로 체계화되어간다. 이렇게 체계화된 사상 구조로 육성된 대학생들은 웬만한 환경적 변화에도 요동치 않는다.

이렇게 60년 이상 북한 주민들의 생각하는 구조를 온통 김일성 김정일 주체사상으로 개조해왔다. 단순히 자본주의 환경에만 노출시킨다고 하여 저들의 의식구조가 쉽게 바뀌겠는가? 그들의 잘못되고 경직된 사고체계를 빛으로 인도할 수 있는 새로운 사상과 논리적 설득력이 필요하다. 그들의 잘못된 사상체계를 깨트릴 수 있는 또 다른 사상의 이론체계가 필요한 것이다.

또한 이러한 방식으로 지난 반세기가 넘도록 진행되어온 적화 전술전략으로 대한민국의 수많은 사람들의 사고체계가 왜곡되어 왔다. 김일성 김정일 사상교육을 통해 붉게 물든 사람들의 사고체계는 쉽게 바뀌지 않는다. 그들을 가두어 두고 수개월간 합숙훈련을 시켜가며 붉게 물든 사상의 때를 씻어낸다고 해도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대한민국이 달라붙어 이인모라는 공산주의자 한 사람을 변화시키지 못했다.

이렇게 김일성 김정일 사상체계로 무장된 이들이 자본주의의 물을 좀 먹었다고 하여 그들의 생각을 쉽게 버리겠는가? 이렇게 의심가는 자들이 지금의 신당에 가득하고 한나라당에도 폭넓게 포진되어 있다는 이 현실이 우리의 경각심을 일깨운다. 저런 자들의 경직되고 삐뚤어진 사고체계를 깨트릴 사상적 기반과 논리적 설득력 없이 대한민국을 새롭게 하기는 매우 어려운 일이다.

대한민국의 현실 앞에서 이념 논쟁은 피해갈 수 없다. 이념논쟁이 끝났다고 하는 것은 김정일 패거리들의 또 다른 술책에 불과할 뿐이다. 우리는 자유와 인권의 가치로 무장하여 김정일 독재사상을 무너뜨릴 수 있어야 한다.

북한을 탈출한 김현식 전 김형직사범대학 교수가 북한에서 인권이라는 단어를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다고 말한 적이 있다. 그는 고귀한 한 인간으로서의 자신의 가치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볼 수 있는 모든 기회를 박탈당하고 살아왔던 것이다. 인간으로서의 기본 가치에 눈뜨게 해주는 것이야말로 저들 사상의 사악함을 드러내는 중요한 통로가 될 것이다. 인권으로 무장한 자유의 사상이야말로 김정일 독재 사상에 포로되어 있는 자들을 무너뜨리는 중요한 사상적 기반이 될 것이다.

이명박후보와 이회창후보는 이 이념전쟁을 최우선에 두고 선거전을 치러 나가야 할 것이다. 왜곡된 사상체계로 무장한 지구상 최후의 살인집단과 맞서있는 대한민국의 대통령 후보들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