民心은 天心’이라 했다. 임금이 백성들의 아픔을 보살피지 못한다면 임금의 자격이 없다.

인명을 가볍게 여긴 군주는 대체로 단명했고, 그 정권도 오래가지 못했다. 특히 전쟁 중 인명을 무참하게 학살한 자들은 반드시 하늘의 심판을 받았다.

중국 진나라 말기에 천하 패권을 놓고 유방과 항우는 끊임없는 전쟁을 벌였는데, 항우 군대가 가는 곳에는 항상 처절한 살생이 이어졌고, 심지어 수만 명을 한꺼번에 생매장해 죽였다. 항우에 대한 민심은 급격히 악화됐고 그는 결국 유방에게 쫓겨 처참한 최후를 맞아야 했다.

고려시대 궁예도 민심을 외면하다 쫓겨났다. 300백만의 인민을 굶겨 죽인 김정일에 대한 북한인민의 민심은 어떠할까. 그의 심판은 이미 임박했고, 처절한 운명의 날이 시시각각 다가오고 있다.

역사의 흐름과 민심에 역행하는 자들과 동조하는 자들의 운명도 마찬가지다. 남의 아픔을 모른 채하고 악행을 두둔하거나 동조하는 자들 역시 악한들과 다를 바 없다.

광주 민주화운동을 진압한 전두환 전 대통령이 청문회에 섰을 때 지금의 노무현 대통령은 문패를 집어던지면서 군부 세력들을 몰아세웠다. 그래서 민심은 그를 기억했고 대통령으로 만들었다.

그런데 남북정상회담을 며칠 앞두고 대한민국의 대통령은 북한인민들이 처한 상황이나 아픔에 대해서는 전혀 관심을 가지지 않고 있다. 관심을 가져주지 않는 것까지는 이해하겠으나, 김정일의 악행에 대해 두둔하고 동조하는 악행을 저지르고 있다.

전두환 대통령과는 문패까지 던지면서 싸우고도, 김정일 위원장에 핵문제 해결을 거론해야 한다고 하니 “그와 싸우라는 것이냐”며 역정을 내고 있다.

독재자의 허세를 위해 평양 어린이들의 피눈물로 만들어진 소위 ‘아리랑’에 공연에 대해서도 상대방을 존중하는 차원에서 참관하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노 대통령이 존중해야 할 상대는 김정일 위원장이 아니라 북한 인민들이다. 특히 북한 어린이들의 아픔은 자식을 키워본 아버지로서 가슴 아프게 생각해야 한다.

아리랑은 김정일 독재 권력의 광기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어린이 학대의 ‘대명사’이고 인권유린 현장 그 자체다. 인권변호사이고 인권대통령인 그가 북한 어린이들의 처참한 인권유린에는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니 참 해괴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위대한 인권 대통령인 미국의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이나 체코의 하벨 전 대통령 같은 분들은 아마 북한의 집단체조를 보았다면 끝없는 분노를 느꼈을 것이다.

만백성의 고통 속에 만들어지는 기름진 음식과 그들의 눈물로 만들어지는 술을 마시며 희희낙락 하다가 암행어사의 칼날에 목이 날아난 남원 사또를 기억해야 한다.

정치집단의 이익을 위해 임기가 두 달 밖에 남지 않은 대통령이 북한에 가서 굳이 역사에 남는 업적을 남기고 싶다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북한의 정치범수용소 해체를 강력하게 주장해야하며, 인간의 기본권인 여행의 자유나 궁핍으로부터의 자유, 언론의 자유 등을 요구해야 한다. 핵문제 거론은 기본적인 문제이다. 남북한의 평화와 북한인민의 인권문제를 빼놓고 남북관계를 이야기하겠다는 것은 위선이며 말장난이다.

그런데 인권유린의 현장인 집단체조 공연을 거부하지 않고 찾아가 보겠다고 한다.

국가안보와 밀접하게 연계된 NLL 문제를 논의 한다고 한다.

제 2의 개성공단을 만들겠다고 하는데 개성공단이 성공하자면 북한의 개혁개방이 우선돼야 한다. 독재의 광기가 절정에 달한 북한 땅에 자본주의 경제가 뿌리내린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맞지 않다. 김정일의 부족한 외화벌이를 위해 북한 노동자들을 노예 노동화 해 벌어지는 개성공단이 남북경제협력의 상징으로 둔갑했다.

때문에 김정일과 노무현 대통령과의 만남은 그 자체가 우리민족에게는 비극이고, 코미디다.

북한인민들을 위해 말 한마디 할 용기도 없고, 그저 굽실거리다가 올 노 대통령을 보고 있노라니 이젠 측은한 생각마저 든다. 지금 남북한 민초들의 민심을 외면하는 이번 남북정상회담은 결국 하늘의 심판이 불가피 해 보인다.

김정일의 운명도 거의 끝나 가는데 이제 그들을 감싸고 돈 위선자들의 운명도 함께 다할 수밖에 없다.

하늘의 심판이 두렵지 않은 자 그 처절한 심판대에 올라봐야 그것을 깨닫지만 이미 되돌릴 수 있는 시간은 남아있지 않게 된다. 이제 노무현-김정일의 만남은 그 자체가 재앙이기 때문에 하늘의 분노를 감당해야 할 시간들이 그들에게 올 것이고 그것을 각오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