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보위부, 우선 처단 탈북자 지목"
자유북한방송 전현직 직원들이 북한 당국의 숙청 대상 ‘1호’에 올랐다고 북한 내부 소식통이 전했다.
자유북한방송 양강도 통신원은 21일 “최근 북한 보위부 선전 매체가 서울에서 인권 운동을 하는 최정호 씨와 그의 형 최정훈 씨를 거론해 ‘이놈들은 안기부(국정원) 요원들’이라고 했다”며 “‘이런 놈들은 우리 인민의 철천지원수이고, 제일 먼저 처단해야 할 대상들’이라고 선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통신원이 언급한 최정호 씨는 현재 자유북한방송 소속으로 대북 방송 프로그램을 제작해 북한 주민들에게 외부 정보와 뉴스를 전하고 있고, 종합편성채널 등에 지속적으로 출연해 북한 내부 실태를 알리고 있다. 형제인 최정훈 씨는 자유북한방송 국장 출신으로 현재는 북한군 출신 인권 단체인 북한인민해방전선 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이 통신원은 최근 밀수와 불법 통화 사건으로 보위부에 붙잡혀 7일간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직접 보고 들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통신원에 따르면 보위부는 최 씨 형제와 연계가 있거나 돈을 주고받는 사람들 또한 똑같은 원수로 취급해 인민의 이름으로 처단하겠다고 지침을 내렸다.
또 북한 양강도 보위부는 중국 정보기관인 국가안전부 장백현 지역 요원과 협력해 최 씨 형제가 중국 장백에 나타날 경우 즉시 체포해 넘겨받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신원은 “최 씨 가족이 중국에 갈 경우 무조건 붙잡혀 처형당할 것”이라며 “절대 가지말라”고 거듭 강조했다.
숙청 당사자로 몰린 자유북한방송 최정호 국장은 “북한 독재정권의 지독한 고문과 체포 방식을 알기에 처음에는 당황스러운 마음이 들고, 북한에 남아 있는 지인들 신변이 걱정되기도 했다”고 심정을 밝혔다.
최 국장은 이어 “인권 활동에 더욱 매진해 저질스러운 협박을 일삼는 독재 집단에서 고향 주민들을 해방시켜야겠다는 결심이 굳어졌다”며 “북한에 곧 획기적인 변화가 일어날 것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자유북한방송 관계자에 대한 북한 당국의 협박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설립자인 김성민 대표의 경우 북한의 대남 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를 통해 온갖 악담과 욕, 저주를 받고 있으며 현재 살해 위협까지 받고 있다.
김 대표는 “피 묻은 도끼나 식칼, 죽은 생쥐를 담은 소포를 받는 등 섬뜩한 협박에 시달려왔고, 정체를 알 수 없는 여자로부터 ‘배신자 몸조심하라’는 협박 전화를 받기도 했다”면서도 “그런 공갈에 반응하는 것 자체가 북한에 놀아나는 것”이라며 북한 인권 운동을 그치지 않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한편, 이 통신원은 “최근 북한 당국이 중국과의 접경지대에서 한국과 전화 통화를 못하도록 새로운 장비를 설치하고, 감시 인원을 늘려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통신원은 “전화 통신망 장애로 인해 기존에 통화하던 곳에서 50리 떨어진 야산까지 이동해가며 통화 가능 장소를 찾아냈다”고 덧붙였다.
한진식 기자
등록일 : 2019-05-25 (0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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