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중 국경에서 가족, 지인들이 함께 탈북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북한 내부 소식통이 전해왔다.
  
  소식통은 Ŗ일 혜산시 눕평구 횟골로 9명의 북한 주민들이 무리로 탈북했다. 일행 중 4명은 한 가족이며 5명은 평소 가족과 가깝게 지내던 친구들이다. 그들은 2일 새벽 두 조로 나뉘어 압록강을 넘었으며 5일 현재 9명 전원 무사히 청도에 도착하였다."고 말했다.
  
  "이번에 탈북한 주민들은 국경경비대의 도움이 없이 압록강을 넘었다. 그들이 이렇게 뭉친 원인은 경비대원에게 지불하는 거액의 도강비를 줄이려는 목적이다. 일단 여럿이 함께 있으면 일어날 수 있는 어려운 상황에 함께 대비할 수 있다. 성공하는 경우 중국에서부터 한국 도착까지의 비용만 있으면 된다. 탈북비용도 덜고 서로 의지해서 갈 수 있다는 면밀한 타산으로부터 시작되었다.“고 부연했다.
  
  이어 “지금까지 북한주민들은 국경 경비대원에게 도강비를 주고 탈북을 시도했다. 정세가 긴장하면 경비대원들도 탈북에 동조하기 꺼려한다. 때문에 지금 같은 시기 도강하려면 경비대원에게 거액의 돈을 주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통신원은 "눕평 지구는 밀수가 활발하게 진행되는 곳이 아니다. 그러다 보니 국경 경비대의 이동 순찰도 뜸한 지역이다. 주민들은 이런 유리한 점을 이용해 탈북 장소를 눕평으로 선택했다. 그들이 탈북한 지역은 국경 경비대 중대부에게 멀지 않은 곳으로 경비대원조차도 관심하지 않던 지역이다. 중대부 바로 앞에서 누가 탈북을 시도하겠냐는 안일한 생각 때문이다. 결국, 9명에 달하는 단체 탈북은 ‘등잔 밑이 어둡다’는 말을 현실로 보여 준 셈이다.”고 말했다.
  
  새벽에 강을 넘은 일행은 중국 장백현 산속에서 반나절 추위에 시달렸다. 전날 저녁 내린 눈 때문에 연길에서 마중 나오던 차가 지체되었기 때문이다. 일행은 브로커의 안내를 받아 연길을 거쳐 청도에 도착했고 지금쯤 태국에 머무는 것으로 파악된다.
  
  "국경 지역 주민들 속에는 탈북을 희망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탈북과정에 드는 비용과 안전 때문에 많이 주저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처럼 많은 사람이 뭉쳐 탈북에 성공한다면 비용부담에 대한 걱정이 사라진다. 예전에는 다른 사람들이 눈을 피해 경비대원에게 돈을 찔러주고 조용히 탈북하는 추세였지만 지금은 뜻이 맞는 사람들끼리 뭉쳐서 탈북하는 분위기다."고 말했다.
  
  끝으로 통신원은 "눕평 지역 주민들은 강 주변에서 많은 사람이 무리를 지어 오르내리는 것을 보고도 보안원에게 신고하지 않았다고 한다. 주민들의 이런 행동은 탈북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다는 증거다."고 덧붙여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