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민주의 우상호 원내대표는 10만 명의 탈북난민이 서울로 오면 서울이 마비된다고 박근혜 대통령을 반박하고 수억 달러를 김정일에 가져다 준 박지원은 박근혜 대통령이 김정은에게 선전포고를 했다고 청와대를 공격하고 있다. 지금 북한에는 수만 명의 정치범들이 수용소에서 비참한 삶을 살고 있다. 현 정부의 대북정책을 비난하는 야당 정치인들에게 묻고 싶다. 만약 북한이 이 정치범들을 모두 남한에 인도하겠다면 당신들은 받겠는가, 안 받겠는가?

북한에 있을 때(2008년)의 일들이 다시금 새삼스럽게 회상된다. 그해 2월, 나의 생일24돌을 맞으며 친구들로 부터 녹음기(라다오가 달린 녹음기)를 선물 받았다. 새것이라 라디오 주파수를 고정하지 않은 것 이였는데 어느 날 밤 라다오를 틀어보니 대한민국(남조선) 이명박 대통령의 취임연설이 나오고 있었다. “대한민국은 꿈을 꿀 수 있는 나라입니다. 그리고 그 꿈을 실현시킬 수 있는 나라이기고 합니다.” 그 말은 나에게 충격으로 다가왔다.

북한에서 살 때, 나는 언제나 대한민국이 궁금하였다. 대한민국과 나의 운명을 결부시키는 것은 차츰 나의 당면 목적으로 떠올랐다. 나는 꿈이란 무엇인지 라디오를 통해 많이 안 것 같다. 그 꿈이 있어 오늘 대한민국에서 자유롭게 사는 것이 아닌가 싶다. 나와 같은 탈북자들 대부분은 그런 과정을 거쳐, 그런 꿈이 있어 독재를 박차고 자유를 찾아 대한민국에 온 것이다.

그해(2008) 청년동맹에서 조직한 중앙계급교양관 참관을 했던 일도 덧붙여 회상된다. 평양시 서성구역 련못동에 있는 3대혁명전시관 경공업관에 있던 중앙계급교양관에는 김대중 대통령을 민족반역자라고 전시해놓았는데 이해가 가지 않았다. 왜냐하면 북과 남의 통일선언을 한 사람으로 북한사람들의 인식으로는 좋은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던 것이었다.

대한민국에 와서야 김대중 대통령이 “노벨평화상”을 받았다는 것을 알았다. 북한독재정권은 통일의 구심점이 김정일이어야 하는데 한국대통령이 주인공이 되었으니 그것을 북한주민들에게 알리지도 않고 김대중은 민족반역자라는 선전을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 그때 라디오에서 “노벨평화상”소식을 듣지 못했던지, 아마 내가 라디오를 듣기 시작한 전에 있었던 일이기 때문인 것 같다.

이런 꿈 있는 북한주민들이 한국에 오면 대한민국은 강해지면 강해지지 마미 되지는 않는다. 그 말은 통일한국의 주춧돌들이 생겨난다는 뜻이다. 열 번 충성하다가 한 번 눈살을 찌푸려도 가차 없이 처형당하는 북한, 자기의 고모부까지 처형하는 김정은에게 면죄부를 주고 비호하는 사람들. 탈북자들이 대한민국에서 제일 이해할 수 없는 것은 그런 사람들이다.

탈북자는 단순한 난민이 아니다. 지금 남한에는 3만 명의 탈북자가 생활하고 있다. 태영호 북한 주영국 공사도 그중 한 사람이다. 태영호뿐만 아니다 북한정권의 핵심계층들 속에서 많은 당원들이 남한을 선택하고 있다. 북한정부가 그들을 모두 북한으로 돌려보내라고 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첨예한 질문을 던지는 이유는 일부 정치인들은 그런 상황이 오면 흔들릴 거라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적지 않은 정치인들이 남북통일을 앞에 둔 현실, 그리고 남북화해라는 것이 과연 어떤 것인지, 어떤 과정을 거쳐야 하는 것인지 스스로 괴리에 빠져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기 때문이다.

김수경 인턴기자 Lyiv7278@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