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조 왕건을 지킨 충절의 고려 개국공신 신숭겸 장군의 이야기는 지금껏 우리에게 감동으로 다가온다.

서기 927년 음력 9월(왕건10년) 대구에 있는 공산 전투에서 초반에는 고려군이 승리하는 것 같았으나 전투 도중 태조는 견훤이 이끄는 후백제군에게 포위되어 위험에 처하게 되자 신숭겸 장군이 자신이 왕건과 외모가 비슷하다며 왕건의 龍袍(용포)를 빼앗아 입고 왕건을 일반 병졸로 변장시켜 백제군의 포위망을 뚫고 탈출시킨다.

왕건이 무사히 빠져나간 이후 신숭겸은 왕건의 백마를 타고 왕건의 행세를 하다가 견훤군이 쏜 화살에 맞고 전사하게 된다.

이 이야기는 KBS를 통해서 ‘태조 왕건’이라는 대하드라마로 절찬 방영됐었고 신숭겸 장군이 왕건을 대신해 죽는 장면에서 많은 사람들이 깊은 감명을 받은 바 있다.

당시 신숭겸 장군은 개인 ‘왕건’을 살린 것이 아니라 바로 백척간두에 있는 ‘고려’라는 나라를 살린 것이다.  당시에는 왕이 나라, 곧 국가이기 때문이다.

나라를 지키거나 나라를 구하기 위해 하나 밖에 없는 목숨을 草芥(초개, 지푸라기라는 뜻으로 보잘 것 없고 하찮은 것의 비유 )와 같이 버린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는 많다.

지난 9월 26일 동해 북방한계선(NLL) 부근에서 북한의 5차 핵실험에 대응해 펼쳐진 한·미 합동 야간 對潛(대잠) 훈련에 나섰던 우리 해군의 링스 헬기 조종사 김경민(33) 소령과 부조종사 박유신(33) 소령, 조작사 황성철(29) 상사는 원인 불명 추락 사고로 순직했다.

동해는 수심이 깊어 시신을 찾는다는 게 정말 어려워 보였다. 그러나 사고 발생 21시간이 지난 27일 오후 6시 수심 1030m의 해저에서 시신이 인양되었다.

김경민 소령의 아버지는 “내 아들이 순교자라서 자랑스럽다”고 했고, 해군 장병들이 모래사장에서 바늘 하나 찾는 것 같은 인양작업을 성공적으로 해준 것을 귀중하게 여긴다며 “1030m나 되는 깊은 수심에서 내 아들을 찾아 준 해군이 정말 고맙고 감사하다”고 했다. “나라를 위해 순교한 자랑스런 아들을 만날 날을 인내하며 소망가운데 기다리겠다”고 했다. 또한 잠수정 사고로 순직한 김예빈 대위의 누나 김예은씨는 “군인은 직업이 아니고 명예이며 대한민국 해군은 참으로 명예로운 직책이라고 했으며 내 동생이 이런 명예스런 해군이었음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는 내용이 10.2. SNS로 전 해군제독 김혁수 예비역 준장이 올린 글을 통해 세상에 알려지게 됐다.

그 전날 10.1. 국군수도병원 합동분향소에 마련된 두 조종사와 조작사 각각의 빈소도 조문하고 왔다면서 SNS를 통해 올린 글에서도 “유가족 누구도 소리 내어 울거나 해군에 떼를 쓰는 사람이 없었고 군인권센터에서 와서 원인규명 전까지 영결식을 거부하도록 선동했으나 유가족은 거절했다”고 전했다.

방산비리와 관련하여 링스헬기 볼트 부품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보도에 소위 人災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마음이 괴로웠지만, 나라를 위해 순직한 이들 3인의 영결식은 지난 2일 예정대로 성남에 있는 국군수도병원에서, 순직자의 유가족들이 나라에 대한 어떤 원망도(그 누구에 대한 어떤 원망도), 어떤 요구 조건도 없이 엄수되었다.

“차를 운전해 오면서 유가족을 생각하니 눈물이 났다”는 김혁수 제독은 “천안함 유가족도 생존가능성이 없자 바로 선체인양에 동의하고 선체인양 후 8명의 시신을 찾지 못하자 散華(산화·전사)처리 해달라고 했고 좌파들이 영결식을 서울시청 광장에서 하자고 선동했으나 자녀들이 근무했던 2함대에서 하겠다며 단호히 거절했다. 얼마 전 잠수정 사고 때 순직한 김예빈 대위의 누나 김예은 씨가 오히려 해군을 위로하고 격려한 사랑의 메일을 보내와 온 해군과 많은 국민이 감동했었다. 이렇게 해군가족은 정말 훌륭했다. 그런데 수학여행 중 사고로 죽은 세월호 사망자와 시위현장에서(의 여파로) 죽은 백남기(씨)에게 정치권과 수많은 단체들이 찾아가지만 나라를 지키다 전사와 순직한 군인들에게는 관심이 없다”며 개탄해 했다. 제독은 또 “한 조종사에게는 네 살짜리 애기와 부인의 뱃속에 둘째가 있다고 했고 조작사는 미혼인데 약혼녀가 와서 빈소를 지키는 모습이 마음을 아프게 했다”고 전했다.

태조 왕건은 나라를 지키려고 자신을 위해 죽은 신숭겸 장군의 죽음을 애통하게 여겨 그의 시신을 거두어 광해주(지금의 춘천)에 예장하고, 순절한 자리에 순절단과 지묘사(미리사)를 세워 명복을 빌게 하는 한편 일품전지 삼백묘를 하사하여 이를 수호하게 하였고, 왕건은 장군의 죽음을 매우 슬퍼하며 목숨을 버려 나라를 살린 신숭겸 장군이 '마음이 아주 곧고 꿋꿋하며 의리가 있다'는 뜻과 함께 그를 높이 불러 '壯節公(장절공)'이라는 시호를 내렸다. 대구에는 지금껏 신숭겸 장군의 충절을 기리는 유적지가 있다.

국가와 온 국민은 국가와 국민을 수호하기 위해 목숨을 바친 순국자들에게 정성을 다해 경의를 표해야 한다. 그들이 있기에 우리가 민주주의의 번영을 누리며 살고 있기 때문이다.

조문을 마치고 돌아오던 길의 김혁수 제독은 생도 때 책상위에 써두었던 글이 생각났다며 "군인은 전쟁을 하는 자가 아니라 평화를 지키는 자다. 군인은 죽이는 자가 아니라 평화를 위해 죽는 자다. 이 땅의 평화를 위해 생명을 바친 후배들이여 이제 안식하시라!” 고 전했다.

“평화를 위해 죽는 자가 군인” 이라는 이 말 앞에 정말 숙연해 질 수밖에 없다!

그렇다!!!

자유수호를 위해,

평화를 위해,

하나 밖에 없는 목숨을 내 놓는 자 그 위대한 이름이 바로 ‘군인’이다.

그래서 선진 사회인 미국은 ‘미군 중앙신원확인연구소’를 두고 오래전에 행방불명된 전 세계에 흩어진 미군들의 유골을 북한을 비롯 세계 끝까지라도 추적하여 작은 뼈 조각 이라도 찾으면 DNA 검사를 통해 엄숙한 행사를 치루며 가족의 품에 안겨준다. 자녀들은 얼굴조차도 기억하지 못하지만 아버지의 죽음이 자랑스럽다고 당당하게 말한다. 국가와 국민이 국가와 국민을 위해 죽은 아버지를 특별하게 예우해 주기 때문이다.

전장에서 죽은 군인의 시신이 돌아오면 대통령까지도 예우를 표하는 나라가 바로 미국이다. 이러한 것이 큰 힘이 되어 오늘날의 미국이라는 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부강한 최강의 선진국이 된 것이다.

2002년 6월 29일 제2연평해전에서 희생된 여섯 용사 중 조타장 한상국 중사의 아내 김한나 씨는 나라를 위해 순직한 군인에 대해 너무나 몰라라 하는 대한민국에 크게 실망하여 대한민국을 등지고 캐나다로 간 경우도 있었다.

이번 사고로 순직한 군인들의 빈소는 찾는 민간인들이 적어 쓸쓸하기 까지 했다고 전한다. 그리고 특히 그 많은 정치인들은 눈 씻고 볼래야 거의 볼 수 없었다고 한다.

우리가 10대 경제대국의 소리를 들으며 물질적인 풍요로움을 누리는 것도 그리고 무엇보다도 자유민주주의의 혜택을 누리는 것도 다 나라와 국민을 지키는 군인들이 있음이리라!!!

높은 사회적 지위에 해당하는 도덕적 의무를 말하는 noblesse oblige(노블리스 오블리제)란 로마시대부터 이어져 내려 온 전통인데, 우리 대한민국은 이러한 전통이 없다.

국회의원 등 고위 공직자 치고, 그런 자들의 아들들 치고 군복무에 매우 불성실하다. 그러니 군인으로서 목숨을 바칠 각오는 아예 없는 듯 보인다. 고위 공직자의 병역 면제 비율이 일반인의 33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현역 복무자는 10명 중 7명에도 못 미치고 있다 한다. 또한 고위 공직자 자녀들의 병역 면제 비율이 일반인 면제 비율의 15배에 이른다고 한다.

영국 왕실의 왕자들은 최일선의 전투 현장에서 나라를 위해 싸운다. 6·25 전쟁 중 밴플리트

서 참전하여 임무 수행 중에 실종됐다. 위대한 것은 밴플리트 장군은 미군이 실종된 아들의 수색을 계속하지 못하게 하고 구출작전을 중지하도록 명령했다는 것이다. 지미는 장군의 외아들이었다. 한국전에 참가한 미군 장성의 아들들은 모두 142명, 그중 35명이 전사하였다. 이순신 장군의 이회와 이열 두 아들들도 임진왜란 때 수군으로 왜군과 싸웠고 셋째 아들인 이면은 이순신 장군 대신 그 아들이라도 죽여야 한다고 해서 아산에 자객을 보내 죽이려하자 식구들을 피신시키고 왜군들과 싸우다가 그만 죽게 되자 이 충격에 노모가 돌아가시기까지 했다. 난중일기에서는 이 대목에서 이순신 장군이 “통탄하다”고 말했다고 전하고 있다. 그런 슬픔에 잠긴 이순신은 나라를 위해 하나 밖에 없는 목숨을 끝내 바친다.

용산 전쟁기념관에 가보면 6·25전쟁 참전 16개국의 전사자 명단이 벽면에 새겨져 있다. 미군은 하도 많아 州별로 새겨놓고 있다. 얼마 전에 미국의 6·25전쟁 전사자 유가족들이 전쟁기념관을 방문하여 새겨진 이름을 손가락으로 쓰다듬으며, 혹은 종이를 그 이름 위에 올려놓고 눌러서 이름을 뜨는 모습을 보며 가슴이 뭉클해지기도 했다.

대한민국의 기독교가 그리고 목사들이 하나님이 주신 본분을 다하지 못하자 세상에서는 기독교를 ‘개독교’라고 호되게 비판하거나 목사를 ‘먹사’라고 폄하하기까지 하는 상황에 이르고 있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도 유가족들이 보여준 모습은 참으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런데, 김경민 소령의 아버지(김재호)는 목사이고 그리고 이 내용을 SNS에 알린 해군제독 김혁수 예비역 준장은 독실한 기독교 신자로 전해지고 있다.

김경민 소령의 아버지 김재호 목사와 잠수정 사고로 순직한 김예빈 대위의 누나 김예은 씨 두 분을 통해 참 그리스도인의 모습을 보았고 내가 이런 어려움을 만나도 신앙인의 모습을 보일 수 있을까, 나는 참 그리스도인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는 김혁수 제독의 말을 거듭 거듭 새기며,

대한민국의 기독교여~

대한민국의 목사들이여~

이번 기회에,

지난날을 철저히 반성하며,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도덕적 의무인 noblesse oblige를 다함으로

우리들의 부끄러운 모습을 조금이라도 씻어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