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큰 피해는 인명피해로 북한당국은 지난 2일 <큰물로 인해 15명이 행방불명됐다>고 보도한 바 있다. 그러면서 <태풍 '라이언록'영향으로 함경북도 지역에 폭우가 쏟아져 이재민 4만명이 발생했다>고도 했다.
이보다 앞서 자유북한방송은 1일, 현지소식통을 인용해 <북한 함경북도와 양강도 지역에서 폭우로 토사가 주거지역을 덮쳐 5층짜리 아파트가 무너지는 등 상당한 규모의 인명피해가 발생했다>는 긴급뉴스를 전했다.
또 <혜산시 소재 혜강동 일대의 단층집은 물론 5층짜리 아파트까지 무너져 집안에서 비를 피하던 80여명의 주민들이 산채로 아파트에 깔려 죽을 형편에 처해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수많은 인명피해가 예상되는 현지주민들의 전언이었고, 당시 현지에서 폭우를 접한 북한주민들은 <죽은 사람들이 물에 휩쓸려 떠내려가는데도 당국은 아무런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며 개탄하기도 했다.
하지만 북한당국은 앞서 밝힌바와 같이 행방불명자 15명, 이재민 4만 명으로 피해규모를 줄여서 발표했고, 이후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 등을 통해 사망자 60명, 실종자 25명이라며 사망자와 실종자 규모를 번복했다.
그러다가 12일에는 <사망자 133명, 실종자가 395명으로 늘어났다>고 했고 <파괴된 살림집이 4천4백 채, 피해를 입은 살림집은 4천3백 채>라고 했다. 또 파괴된 도로가 112km, 약 1만 ha의 농경지가 물에 잠겼다고 했다.
14일에는 중앙방송을 통해 <두만강 유역에서 관측 이래 가장 많은 비가 내려 강이 범람하면서 회령시, 무산군, 연사군, 온성군, 경원군, 경흥군과 나선시 일부 지역에서 극심한 피해가 났다>고 했다.
이어 <1만1천600여 동이 완전히 파괴된 것을 비롯해 총 2만9천800여 동의 살림집이 피해를 보았으며 900여 동의 생산 및 공공건물들이 파괴 손상됐다>고 피해상황을 다시 번복했다.
“아직 솔직하지 못하다”는 게 현지소식통들의 전언이다. 14일 양강도 통신원은 “지금도 피해지역에서 국제적십자사 성원들이 구호 및 조사가 진행되고 있으니 결과는 두고 봐야 한다”고 일침을 놓았다.
그만큼 피해가 크다는 이야기다. 김정은이 200일 전투의 중점사업으로 추진하던 여명거리 공사까지 중단하고 건설역량을 홍수피해 현장으로 돌릴 만큼 피해 규모가 방대하다는 주장에 무계가 실린다.
하지만 북한은 과거처럼 유엔과 국제사회에 지원을 호소하지 않고 있다. 중앙방송의 주장처럼 <여명거리 건설, 삼지연 지구 건설, 청천강-평남 물길 공사, 원산지구 건설 등에 동원되었던 군인들, 돌격대원들을 피해복구 전선에 급파>했을 뿐이다.
“왜 그럴까”라는 질문에 자유북한운동연합 박상학 대표는 이렇게 말했다.
“북한이 5차 핵 실험을 한 시점은 9월 9일이다. 그런데 홍수피해는 8월 31일부터 9월2일 사이에 발생했다. 그러니까 김정은이 홍수피해가 한창일 때 핵실험을 감행 했다는 이야기로, 국제사회의 반응이 불 보듯 뻔하기 때문일 것이다”
수해피해가 확산되는 시점에 감행했던 김정은의 이번 핵 실험은 내부적으로도 독이 됐다. “핵폭탄이나 미사일을 개발할 돈이 있으면 그걸로 수해복구 작업에 먼저 투입해야 했다”는 주민들의 불만도 이어지고 있다.
혜산시 중리에서 생활하고 있는 한 청년은 “이번 큰물 때 산기슭 움막에서 생활하면서 뙈기밭의 옥수수릴 지키던 할머니, 할아버지가 움막과 함께 휩쓸려 골짜기에 매장되었다”며 눈물을 머금었다.
그러면서 “인민들의 생활은 안중에도 없이 핵에 만 미쳐 돌아가는 김정은 때문에 할아버지, 할머니, 그리고 우리 온 가족의 생명줄이었던 뙈기밭도...모두 사라졌다”며 원성을 터뜨렸다.
그 다음 이야기가 의미심장했다.
“이번 홍수로 두만강지역의 거의 모든 국경 경비대 초소들이 물에 잠겼다. 철조망도 토사에 대부분 쓸려 나갔다. 우리 가족뿐 아니라 해산시와 회령시 주민 거의 모두가 보따리를 싸고 있다. 물은 불었어도 두만강을 건널 유일한 기회다"고 말하기도 했다.
박명주 기자
등록일 : 2016-09-18 (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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