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집권 후 (2012년~2015년까지) 감소세를 보이던 탈북민 수가 2016년에 접어들면서 급증하고 있다. 최근 통일부 밝힌 자료에 의하면 2016년 7월 말 현재 국내에 입국한 탈북민이 약 815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15.6% 증가했다고 한다.

▲ 자료사진 / 정락인닷컴

지난 4월 중국의 식당에서 일하던 종업원 13명의 집단 탈북과 북한 외교관 가족 탈북이 늘어나면서 탈북민의 숫자가 급증하고 있다.

최근 남한에 정착한 탈북민 한 씨는 "요즘 들어 북한에는 전에 없던 인구조사가 빈번하다. 예전에는 최고인민회의 선거를 앞두고 전국적으로 통합적인 인구조사가 진행됐지만, 최근 들어 별다른 행사 없이도 인구조사가 이루어진다."고 전했다.

북한정권의 인구조사에 대응하는 북한 주민들의 대처법은 현명하다. 가족 중 행불자가 있는 세대는 담당 보위원의 특별조사를 받는데, 그때마다 가족들은 '생계 여행'을 떠났다고 답한다. 한마디로 집안의 생계를 유지하려고 돈 벌러 떠났는데, 지금까지도 소식이 없다고 발뺌한다.

북한은 주민등록증을 통해 개인 신상을 구체적으로 알아볼 수 있는 시스템이 없다. 그러다 보니 주민들이 오랫동안 거주지를 이탈하여도 신상추적이 불가능하다. 다만 북한을 탈출하다 국경에서 잡히거나, 남한과 전화연계를 하다 적발되는 경우 현행범으로 구속된다. 주민들은 정권의 열약한 통제단속 시스템을 이용하여, 행불된 가족에 대해서는 무조건 여행을 떠났다고 우긴다.

남한정착 7개 월차 혜산 출신 연 진옥 씨는 "남한사람들은 주말이나 휴일에 가족과 함께 여행도 가고 친구들끼리 바다도 가고, 등산도 떠난다. 또한, 여행도 1박 2일이라든지, 2박 3일이라는 날짜를 정해놓고 그 기간에 목적한 코스를 거쳐 집으로 돌아온다. 온 나라가 단속초소로 가득한 북한과 달리 아무런 단속 없이 즐겁게 관광을 하는 남한 국민의 모습은 나에게 새로운 풍경으로 다가왔다."고 증언했다.

"운수수단이 비정상적인 북한에서 언제 온다는 날짜를 정하는 것은 아무런 쓸모가 없다. 반나절이면 올 수 있는 곳도 며칠을 고달픈 차 안에서 보내야 겨우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는 것이 오늘의 북한 실정이다. 때문에 북한 주민에게 즐기는 여행이란 있을 수 없으며 살기 위한 장사목적으로 오가는 긴 삶의 여정만 있을 뿐이다."고 전했다.

이어 "탈북 전 부모님에게 이런 부탁을 했다. 훗날 정권에서 나에 대해 조사하면 여행을 갔다고 말해 달라, 여행을 떠나기 전 마치 죽음을 준비하는 사람처럼 마음의 결심을 하고 떠난다. 살아서 목적지에 도착한다는 담보도 없이 모든 것을 운명에 맡기며 기약 없는 여행의 길을 떠난다. 우리에게 여행의 끝은 통일되는 날에야 비로소 이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http://newfocus.co.kr/client/news/viw.asp?cate=C01&mcate=M1003&nNewsNumb=201608190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