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한번이라도 탈북하다 걸리면 주민들에게 무조건 중형인 노동교화형을 부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 당국은 수년 전부터 국경 지역에 삼엄한 경비를 펼치고 휴대전화 단속을 강화하고 있지만 목숨을 걸고 김정은 체제를 벗어나려는 북한 주민들의 ‘탈북 행렬’은 끊이지 않고 있다. 또 북한은 ‘연간 1만 명 파견 확대’ 계획을 세우고 해외로 노동자들을 송출해 비인간적인 조건에서 임금을 착취 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26일 통일연구원이 발간한 ‘2016 북한인권백서’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2014년을 기점으로 탈북자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 탈북 횟수에 상관없이 노동교화형을 부과하고 있다. 노동교화형은 교화소에 수감시켜 강제노역과 노동을 부과하는 신체형으로 상당수 재소자들이 형기를 채우지 못하고 죽어 나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북한에서는 총살형 다음의 최고 중형으로 꼽힌다. 북한은 이전에는 탈북 시도 1회의 경우 노동단련대(단기 수용시설) 6개월형을 부과하고, 2회 이상인 경우 노동교화형을 내렸다. 통일연구원은 2014년 말∼2015년 말 탈북해 입국한 186명을 면접해 이 같은 내용의 북한 시민·정치적 권리, 경제·사회·문화적 권리 등을 분석한 백서를 발간했다.  

면접조사 결과 북한은 최근 수년간 국가안전보위부 차원에서 탈북자 가족과 친척에 대한 사상동향 파악 및 감시, 국경 여행증 및 숙박 검열, 국경 경비사령부 검열 등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탈북행렬을 막기 위해서 함경북도 온성군의 경우 두만강 변에 못을 박은 높이 10㎝가량의 차단판도 설치했다. 주요 탈북 경로인 함경북도 회령시와 무산군에도 철조망과 감시 카메라를 새로 설치했다.

한 탈북자는 백서에서 “북한은 2013년부터 달러를 벌어들이기 위해 1년에 1만 명씩 해외로 노동자들을 파견한다는 방침을 세웠다”며 “27개 국가로 인력 송출이 이뤄져 지난해까지 3만 명가량의 노동자가 해외로 (추가)파견됐다”고 증언했다. 현재 통일부는 북한의 해외 파견 노동자 숫자를 최대 6만 명으로 추정하고 있다. 해외로 파견된 북한 노동자들은 열악한 근로환경에서 일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하루 16시간 이상의 노동을 하고도 1년에 1000∼1500달러의 임금밖에 받지 못한다는 사례도 있었다. 임금 역시 상당부분 계획분이라는 명목으로 60~90%까지 북한당국에 상납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정경 기자 verit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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