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통신>이 전하는 북한 관영 <평양방송> 보도에 의하면 반기문(潘基文) 유엔 사무총장이 북한 정권 수립 60주년을 맞아 북한의 3대 째의 세습 독재자 김정은(金正恩) 앞으로 “가장 숭고한 경의”를 표하는 축전(祝電)을 보냈다고 한다. <평양방송>에 따르면 반 총장은 이 축전에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창건일에 즈음하여 각하와 그리고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정부와 인민에게 저의 열렬한 축하를 드리게 됨을 커다란 기쁨으로 생각한다”면서 “각하께 저의 가장 숭고한 경의를 표한다”고 김정일에게 최고의 경의(敬意)를 표했다고 한다. 
  
유엔은 며칠 전 총회 제3위원회에서 북한에서 자행되고 있는 다양한 인권 유린 행위를 규탄하면서 안전보장이사회가 북한 독재정권에 의하여 자행되고 있는 이들 인권 유린 행위를 <로마조약>에 입각한 <국제형사재판소>(International Criminal Court▪ICC)에 제소할 것을 권고하는 결의안을 찬성 112▪반대 19▪기권 50의 압도적 표차로 가결하여 통과시켰다는 소식을 외신이 전하고 있다. 이러한 시기에 유엔을 대표하는 수장인 반 총장이 <평양방송>이 공개한 내용의 부도덕하고 몰염치한 ‘축전’을 보냈다는 보도를 접하면서 머리를 망치로 세게 얻어맞는 것과 같은 충격을 느낀 것은 아마도 필자뿐이 아니었으리라 생각된다.

많은 사람들이 반 총장의 이 같은 망령된 행위를 역시 평양발 외신으로 전해지고 있는 그의 북한 방문 문제와 연관 지어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그것이 사실이라면, 그처럼 도가 지나친 아부를 통하여 김정은과의 만남이 이루어질 경우 그는 그가 “가장 숭고한 경의”를 표한 상대방인 북한의 독재자를 상대로 도대체 무슨 현안 문제를 논의하고 해결하려고 하는 것인지를 묻지 않을 수 없다. 우리는 그 같은 상태에서 김정은과의 만남이 이루어질 경우 그 만남의 자리에서의 반 총장의 언행(言行)이 2007년10월 평양으로 김정은의 망부(亡父)를 찾아가 만난 노무현(盧武鉉) 전 대통령이 보여주었던 망국적(亡國的) 추태(醜態)와 같아지지 않으리라는 보장은 과연 있는 것인가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지금은 적지 않은 사람들이 지금 반 총장을 내후년에 있을 제19대 대통령 후보로 거론하고 있는 시점이다. 항간에서는, 반 총장 자신도 2018년의 대선에 대한 매력(魅力)을 뿌리치지 못하고 있다는 설왕설래(說往說來)가 사람들 입에 회자(膾炙)되고 있는 가운데 항간(巷間)에서는 이번에 거론되는 반 총장의 북한 방문이 그 같은 대권(大權) 도박(賭博)에 베팅하는 데 도움이 될 스펙 쌓기의 일환이라는 소리도 심심치 않게 들리는 것 같다. 그러나, 반 총장이 반드시 명심(銘心)해야 할 진실이 있다. 그것은 북한 체제의 근본적 변화가 없는 상황 하에서 북한의 독재자를 상대로 시도된 모든 거래는 그 같은 시도를 한 대한민국의 역대 대통령들에게 정치적 자산(資産)이 되기는커녕 한 결 같이 저주(咀呪)를 가져다주었다는 것이다. 
  
인류문명의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등장한 돌연변이(突然變異)에 불과하여 필연적인 임종(臨終)의 순간을 앞두고 있는 빈사(瀕死)의 흑조(黑鳥)인 북한의 구상유취(口尙乳臭)한 젊은 독재자에게 “가장 숭고한 경의”를 표하는 반 총장이 앞으로 대한민국의 대권을 염두에 둔다는 것은 생각하기에도 역겨운 일이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