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갈 길이 멀은 인류의 문명과 한반도

우리나라에서 난 낚시 배 사고서 10명이 목숨을 잃고 참담해 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사회내의 안전불감증에 대한 논의가 한참 진행 중이다. 세월호사고로 300명의 목숨을 잃은 지 얼마나 되었다고 아직도 공직사회 안전규정의 준수 및 안전에 대한 시민윤리의식이 선진국수준에 도달하지 못한 것이 매우 아쉽게 느껴진다.

평시에는 수 명에서 수 십 명의 목숨을 잃는 것은 우리에게 매우 큰 충격이고 슬픔이다. 그런데 지금 유럽에서 일어나고 있는 난민사태를 보면 굳이 전쟁이 아니더라도 우리 인류의 문명이 지닌 잔혹성과 방관성을 다시 느끼면서 진정한 인류의 평화에 대한 묵상을 하게 된다. 지금 유럽에 떠 도 는 수 백만명의 난민들을 앞으로 인류사회가 어찌 다뤄 나갈지 매우 큰 숙제인 것이다.

시리아에서 내전이 시작된 이후 지난 4년 동안 약 1160만명의 난민이 발생하였다. 시리아 국내인구 2300만명중에서 반이 난민이 된 것이다. 이중에 700만명 정도는 시리나 내의 난민으로 먹을 것과 은신처를 찾아서 걸식하는 수준의 처참한 생활을하고 있다. 그리고 400만명은 국경을 넘어 이웃 나라를 거치어 북유럽까지 망명생활을 자처하며 목숨을 건 난민행렬들을 만들고 있다. 지중해를 건너다가 최근에 2500명정도가 바다에서 실종되었다는 통계뿐만 아니라, 문화갈등 각종 종교갈등 등으로 빚어지는 처참한 난민사례들이 연일 매스컴을 통해서 보도되고 있다.

헝가리나 체코공화국은 종교적인 이유로 무슬림이 주류인 시리아나 아프카니스탄의 난민들을 수용하지 않겠다는 매우 비인도적인 처신을 하고 있지만, 28개국 유럽연합회원국중 지도적인 위치에 있는 독일과 프랑스의 노력으로 최소한 수 만 명은 당장 구제를 받을 것이다. 장기적으로 독일은 올 해만 8십만명의 난민수용계획을 갖고 있다고 한다. 뒤를 이어서 영국도 1만5천명의 난민을 수용하는 등 인도적인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난민문제가 생긴 저간의 원인을 분석해 보면 약간의 분노가 치밀 수밖에 없는 국제사회의 힘의 논리 구조다. 지금의 시리아 내전이 장기화되는 것도 지금의 알 아사드정권의 편에서 종교적인 편향성을 강화하고 있는 이란, 헤즈블라와 러시아가 미국과 주요 서방국, 사우디 등의 지원을 받고 있는 정부반군사이의 내전은 수그러들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사실, UN을 중심으로 한 제대로 된 국제사회라면, 이렇게 많은 국민들이 그 무슨 이유로도 처참하게 내몰리면 인간이하의 대접을 받고 생활하는 것을 절대로 방치하면 안 되는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우리가 인류역사의 태동 이래 지금까지 일구어 온 문명의 훌륭한 발전상을 자랑할 만하지만, 그 반대로 우리 인류문명이 지난 한계성과 문제점을 읽을 수 있는 중요한 바리미터가 되고 있는 것이다. 대한민국은 특히나, 시리아보다 언제든지 더 처참한 우발적인 상황으로 북한의 동포들이 대거 난민으로 될 수 있는 여려가지 상황까지 염두 해 두고 철저한 대비를 하면서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 이 번 유럽의 난민사태에 대해서도 인도적인 지원과 더불어서 적절한 인간외교활동을 전개해야 할 것이다.

시리아의 잘못된 독재정권보다도 더 참혹한 통제와 이데올로기정치로 북한 일반 주민들이 외부와의 정보를 단절한지도 70년 가까이 되었다. 남북간에 이질적인 언어가 생길정도로, 문화적인 충격여파도 커지고 있으며 유연성이 부족한 북한정권은 언제든지 시한폭탄처럼 처참한 난민사태를 불러올 수 있는 개연성을 점점 더 키우고 있다.

국내의 조그마한 사고 등으로 우리가 흥분하고 대비하듯이, 사실, 이러한 미래의 가능한 한반도난민문제는 그 중요성과 파장이 너무 크고 깊기에 우리 정부가 이번에 유럽의 난민문제해결에서 많은 교훈을 얻어서 한반도에서 유사시에 그 충격과 아픔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모아서 실질적인 준비를 해 나가야 할 것이다.

2015.9.10. 박태우 고려대 교수(박태우.한국)/대만국립정치대학 방문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