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고위급 회담에서 북한 당국이 ‘유감’이라는 무심코 내던진 표현 한마디에 그야말로 축제 분위기인 남한과 달리 북한은 내부결속을 위한 선전으로 열을 올리고 있다.
 
북한 측 대표로 회담장에 나왔던 황병서(인민군 총정치국장)가 “남측이 근거 없는 사건을 만들어서 일방적으로 자극했다. 그리고 남측이 이번에 심각한 교훈을 찾게 됐을 것이다”는 우리 측 회담발표와 상반된 ‘회담승리’를 발표한데 이어 내부강연에서도 이 같이 선전하고 있다는 얘기다.
 
신의주 소식통은 26일 “회담일정이나 내용에 대해서는 그 어데서도 들을 수 없지만 분명한 것은 강연과 회의를 통해 ‘남조선이 무릎을 끌었다’고 얘기했다”며 “이번에 승리하게 된 것은 ‘비범한 예지와 지략, 강의한 신념과 의지, 무비의 담력과 배짱을 지닌 김정은 장군님의 령도’때문이다는 선전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남조선 괴뢰도당과 미국이 대규모 병력을 동원해 합동군사훈련을 하고 있는 때 준전시 상태를 선포한 것은 ‘인민대중의 자주성을 실현하기 위한 정의의 전쟁은 반드시 승리한다는 장군님의 담력이 계셨기 때문이다’고 했다”며 “회담에서 남조선이 ‘지뢰폭발사고가 자신들의 조작 이였다는 것을 인정했다’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래서 결국 ‘대북방송을 자발적으로 중지하겠다고 남쪽에서 약속했으며 당국자가 직접 사과했다’고 했다”며 김정은이 “회담에 나선 우리(북한)측에 ‘사상으로 이기고 신념과 의지로 ,담력과 배짱으로, 열정과 인내성으로 이기라’는 지시를 했기 때문에 승리를 거둘수 있었다고 선전했다”고 덧 붙였다.
 
한편, 회담 서한에 잉크도 채 마르기 전에 북한 대남기구에서는 지난 4일 경기 파주시 비무장지대(DMZ)에서 일어난 지뢰 도발 사건에 대해 한국 정부의 조작이라고 주장해 나섰다.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는 26일 대남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를 통해 “지난 20일 남조선의 시민사회단체들이 당국(한국 정부를 말함)에 반(反)공화국(북한을 말함) 심리 모략전을 당장 중지하라고 강력히 촉구하면서 ‘미군은 남조선에서 당장 물러가야 한다’고 주장하는 성명을 발표했다”면서 이 같이 주장했다.
 
또 “박근혜 정권은 ‘지뢰 폭발’ 사건을 조작해 대북 심리전 방송을 재개했다는 심각한 의혹이 있다”며 “지뢰 폭발 사건의 북 소행 설이라는 것이 논거가 허술하기 짝이 없어 사회적으로도 국방부 발표를 믿지 않고 ‘제2의 천안호(천안함) 사건’이라는 여론이 돌 정도이다”라며 북의 지뢰 도발이 한국 정부에 의해 조작된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어 “연이은 전쟁 연습, 대북 심리전으로 남북관계를 최악의 파국으로 몰아넣은 박근혜 정권도 당장 물러나야 한다”며 “미군 철수와 박근혜 퇴진을 위해 우리 민중과 온 겨레가 한 사람처럼 떨쳐나서야 한다”고 강변했다.
 
신남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