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 당국에 따르면 23일 오전 8시 현재 정부 및 국내 주요 기관에 대해 해외에서 사이버 공격이 진행된 건수는 1만7000여건이었다. 오전 9시가 되자 공격 진행 건수가 3만5000여건으로 급증했다. 이날 하루 총 100만건 이상의 사이버 공격이 이뤄졌다. 시간당 평균 4만1000여건이다.
공격을 시도한 IP(인터넷 주소)는 주로 중국의 선양, 칭다오, 옌지 등이 발원지였다. 동남아와 미국 IP도 포함돼 있었다. 정보 당국 관계자는 "해커들은 대부분 여러 우회경로를 거치기 때문에 IP 발원지가 공격 원점이라고 볼 수는 없다"며 "이 중 상당수는 북한이 다른 나라 IP를 거쳐 공격해 온 것"이라고 했다.
북한은 작년 12월 한수원을 해킹, 고리·월성 원전의 PC 5대를 파괴하고 원전 설계도 등 절취한 자료 84건을 공개했다. 앞서 작년 5~9월에는 게임을 위장한 악성 앱을 유포해 2만여대의 국내 스마트폰을 감염시켰다. 최근에는 김정은의 통치자금 마련을 위해 불법 도박 사이트 등을 차려놓고 국내 스마트폰의 금융 정보를 빼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이버 전쟁은 남북 간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벌어지고 있다. 러시아는 작년 10월 미 국무부 시스템을 거쳐 백악관 전산망에 침입, 오바마 대통령의 일정 등 민감한 정보에 접근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 국방과학위원회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미국의 전투기와 군함, 미사일방어체계 등의 핵심 프로그램에 대한 해킹을 지속적으로 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사이버 공격에 대한 국내의 대비 태세는 취약하다. 중앙행정기관 중 해킹 대비 전담 조직을 운영 중인 곳은 국방·외교부 등 2개 기관에 불과하다. 공공기관은 경영평가 대상 62곳 중 34곳만 정보보호 전담 조직을 갖고 있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사이버 공격 역량은 미국·중국과 버금가는 수준이어서 사이버 전쟁 발발 시 우리의 피해가 심각할 것"이라고 했다.
조선일보 황대진 기자
등록일 : 2015-07-25 (2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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