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선전 매체인 '우리민족끼리'가 가장 많이 활용하는 南 비난 선동 문구는 '군대'다. '임병장사건', '김일병사건' 등 잊을만 하면 나타나는 각종 군 사건 때문이다. 우리민족끼리는 이를 두고 "무권리와 노예의 운명이 숙명이 된 미국의 식민지 용병의 필연적 산물'이라고 평가하면서, 북한 軍 내에는 폭력과 사건 사고가 전혀 없다고 설명한다.
매체의 보도처럼, 북한 軍 내에는 폭력이나, 구타, 가혹행위가 전혀 없다.
2012년 탈북한 인민군 출신 김영화 씨는 "10년이 넘는 세월동안 같이 있다보니, 웬만한 폭력에 대해서 가혹행위로 생각하지 않는다. 한국에서 그런 식으로 구타를 당했다면, 뉴스에 크게 보도될 내용도 북한 군 내에서는 하찮게 여긴다. 그 정도로 너무 일상화가 된 상태라 '내가 잘못해서 맞는거지'란 생각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김 씨는 "세뇌의 힘이 무섭긴 무서운가보다. 그렇게 고참이 되고 나면, 후임병들을 툭툭 건들면서도 별 다른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다. 후임병 또한 군대란 원래 그런가보다 하고 참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어릴 적부터 국가를 위해 한 몸 바쳐야 한다는 인식이 몸에 배어서 그런지, 軍 내 에서도 '나'보다 '군대'라는 생각을 먼저 하게 된다"고 밝혔다.
그는 폭력을 당한 피해자, 가해자, 목격자 모두 구타나 가혹행위를 일상처럼 느끼고 살기 때문에 오히려 없다고 말하는 것이 이상하지 않다고 말하면서, 오히려 습관에 가깝다고 덧붙였다.
한편, 고난의 행군 때 상당수의 청년층이 목숨을 잃었다. 이 때문에 군대에 갈 수 있는 인적자원이 부족해져 후임으로 입대하는 신병이 크게 줄었다. 선임병은 많고 신병이 적다보니 괴롭힘의 수위도 점점 높아져만 갔고 결국, 군대에 적응하지 못하는 신병 또한 늘어갔다.
2012년 탈북한 박지환 씨는 "북한 매체에서 군 내 사건사고가 없다고 말하는데, 당연히 거짓말이다. 한국에서 2년도 군대에 안있는데 그렇게 많은 사고가 터지는데, 북한은 무려 10년이 넘는다. 여기서 어떻게 사고가 안일어나겠나"라고 말했다.
이어 박 씨는 "요즘 들어 軍 내 제대로 박혀있지 못하는 신병들이 늘고 있다. 그래서인지 사건 사고가 더 늘었다는 말도 자주 들었다. 일례로 계속 구타와 폭언을 당하던 신병이 국경지대에서 군복을 입고 탈북을 하는 사례도 있었다. 옷 때문에 금방 잡히긴 했는데, 이건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라고 밝혔다.
2012년 탈북한 인민군 출신 김정호 씨는 "한국과 다르게 북한 軍에는 집체(집단)로 가혹 행위를 당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보니 '억울하다'는 생각이 크게 들지 않을 때가 많았다. 탈북 군인의 경우, 아마 '요시찰'을 당한 것 같다. 집중적으로 한명을 괴롭히는 일들도 있긴 있다. 하지만 대부분 집체다"면서, "폭력이 일상인데도 주위에 다른 동기들도 같이 맞으니 나는 오히려 더 안심이 됐던 것 같다. 지금 생각해보면, 참으로 어처구니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북한 고위직에 있던 탈북자 최정민 씨는 北 내 언론 보도를 문제 삼으면서 "북한의 신문은 전부 체제 선전을 위해 발행되는 것일 뿐, 사회의 어두운 부분을 드러내지는 않는다. 그랬다가는 바로 사형에 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최 씨는 "군대 내 일어나는 사건 사고가 대대적으로 보도되는 한국과 달리 북한 내에서는 묻히기 일쑤다. 그러니 軍 폭력, 가혹행위가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는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최 씨는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려줬다. 그는 "북한에서 김일병처럼 죽게 되면, 부모에게는 전사증만 보내진다. 시신같은 경우 재빠르게 처리해버리는 게 북한 사회다. 일부는 이를 미화해 당에 충성하다가 목숨을 거뒀다고 말하기도 한다. 흔히 말하는 군대 내 '개죽음'마저 북한은 선전 선동의 도구로 활용한다. 그런 소식을 접하면 소름이 끼친다"고 증언했다.
'로동신문'과 '우리민족끼리'는 북한군 내 사건 사고가 없다는 것을 자랑처럼 선전하지만, 실제 인민군 생활을 했던 탈북자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실상은 그와 정 반대다. 오히려 한국보다 더 심한 가혹행위나 구타가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軍 내 사건사고가 없다고 선전하는 북한을 보면, '선군정치'란 말이 무색해진다. 일반 주민들과 더불어 인민군의 목소리에도 귀를 막고 있다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등록일 : 2015-06-23 (0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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