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폐 청산의 捷徑(첩경)-“국회의원 3선금지론”

이 번 ‘성완종발 정경유착사건’을 통해서도 우리사회가 유창한 말들과는 달리 사회 깊숙한 곳에서 얼마나 썩은 내음이 진동하는지를 국민들이 느꼈을 것이다. 소위 우리사회서 잘 나간다는 사람들, 힘이 있고 권력이 있는 사람들이, 돈이 있는 사람들이 우리가 합의한 민주주의라는 큰 제도속에서 만들어 놓은 공공의 규칙인 법체계를 얼마나 우습게 알고 허물어트리면서 자신들의 私益(사익)을 챙기어 왔는지 느끼면서 정치 분단국가 대한민국은 또 戰慄(전율)하고 있는 것이다.

역사 이래 가장 성공한 역사를 쓰고 있는 대한민국이 꼭 청산해야 할 못된 구습에서 아직도 허덕이고 있는 작금의 현실은, 그만큼 우리가 과감한 발상의 전환으로 우리의 환부를 도려내야 한다는 절박감을 더 키우고 있는 위기의 순간이다. 정치부패의 청산이 없이 ‘경제살리기’는 장기적인 안목에서 緣木求魚(연목구어)가 되기에 지금 차분하게 다시 가장 근원적인 처방을 통한 대한민국 病(병)을 고치는 일에 고민해 보아야 한다.

경제든, 외교든, 문화의 융성이든, 군사력 배양이든, 모든 영역의 발전과 퇴보를 결정하는 근저에는 바른 정치문화와 제도의 정착이라는 큰 토대가 전제이다. 해방이후 민주주의를 한다고 많은 試行錯誤(시행착오)로 발전을 이룩해 오는 과정에서 좋은 제도도 많이 도입되었고 정치발전도 상당한 수준 이루었지만, 아직도 정치권에 대한 전반적인 국민들의 불신을 씻어내는 작업은 미미한 수준이다. 미국식의 개인의 자율성에 기반 한 서구민주주의제도가 다 좋은 것도 아니고, 동양의 권위주의적인 윤리관에 기반한 싱가포르식 권위적인 민주주의도 다 나쁜 것이 아니기에, 우리는 우리 실정에 맞는 ‘한국식 민주주의’의 정착을 위해서 이젠 긴급처방을 할 시간이 왔다는 생각이다.

정치를 하는 사람들은 정치비용이라는 문제와 항상 마주치게 된다. 그 것이 후원회제도를 통해서 다 처리되는 현실이어야 하는데, 계속 정치권의 부패사건이 나고 있다는 것은 이 보다는 더 강한 처방으로 국가개조의 토대가 되는 정치권을 정화하여 국가의 성장 동력과 정치 역동성을 신선하게 만들 수 있는 정치권 재창조작업에 대한민국 모두가 命運(명운)을 걸아야 하는 시기가 되었다는 생각이다.

이제는 아무리 좋은 제도와 민주시민교육의 실천으로 한국정치의 선진화를 외치어도 정치권에 빠른 시대변화를 정책적으로 견인하고 21세기형 참신한 인재를 대거 공급할 수 있는, 물고를 트는 작업이 없이는, 정치권은 ‘항상 그 밥이 그 밥’이라는 국민들의 냉소로 인하여 사회전반의 적폐를 해소하는 정치적 추진력을 만들 수가 없을 것이다.

이러한 차원에서 대통령과 대한민국 국가개조세력은 우리 후손들을 위해서 정치권의 과감한 물갈이를 가능케 하는 법체계를 정비하여 우리 후손들이 좋은 정치를 할 수 있는 길을 터주는 역할을 하여야 할 것이다. 공공의 이익을 위해서 사익도 과감하게 희생하는 역사의식과 애국심으로 무장한, 능력 있고 신실한 정치인들이 여의도에 많이 입성하여 새로운 대한민국의 틀(framework)을 짜게끔 기득권이 내려놓고 길을 열어 놓아야 한다.

그래서 필자는 감히 21세기에 맞는 효율적인 정치문화의 창달과 정치신인들의 등용을 과감하게 추진하는 [국회의원3선금지론]를 한시법으로 법제화해서 정치명예혁명을 할 수 있는 실질적인 대한민국의 정치주도세력을 교체하고 새로운 21세기의 선진통일부국을 준비하는 작업을 더 늦기 전에 추진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이러한 제도변화의 당사자들인 2선이상의 의원들이 반대하겠지만, 정치인들의 사적인 이익들보다는 국가전체의 이익이 크고 깊기에 대대적인 국민입법청원운동을 통해서라도 이 문제를 관철하는 것이 대한민국의 정치쇄신의 토대가 될 것이란 생각이다. 필자도 정치학자로 이 운동을 적극적으로 후손들을 위해 전개하고 싶다.

일찍이 미국의 캘리포니아 주의회와 필리핀의 하원이 이러한 법적인 장치를 마련하고 정치인들의 원활한 세대교체를 독려한 사례를 잘 벤치마킹하여 [한국식3선금지론]을 공론화해서 한국정치의 결점을 보완하고 제도화하는 정치개조작업이 성공하기를 바라는 맘이 간절하다.

진정한 국민주권민주주의의 실현은 폐쇄적이고 부패한 기득권을 허물 수 있는 사회변혁의 동력을 신속하게 만들어서 누구나 열심히 노력하고 자질을 연마한 후 애국심으로 사회에 봉사하면 국가의 棟梁(동량)이 될 수 있다는 평범한 관념이 이 땅에 뿌리내리는 것에서부터 시작하기 때문이다.

국회의원은 나랏일을 하는 개개의 헌법기관이기에 그 책무와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이 지대하다. 2번을 연속 당선된 선량은 한 텀을 쉬고 다시 도전하게 하는 길을 제도화해서 고인 물을 신선한 자양분이 풍부한 새 물로 쉽게 대체하는 한국정치의 동력을 반드시 만들어야 장기적으로 한국의 정치발전이 보장될 것이다. 필자는 이 문제는 반드시 대통령부터 모든 기득권세력이 애국심으로 결단을 내려야한다는 주장을 하면서 글을 마친다.

2015.5. 박태우 고려대 연구교수/한국정치학회 이사/한국의회학회 학술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