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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지금 '비' 열풍으로 주민들이 이에 열광하며 대인기를 누리고 있다. 남한에서는 '비'를 처음 들으면 특정 가수가 생각나지만, 북한에서는 주민들을 설레게 하며 누구나 가지고 싶어하는 '어떤 것'으로 통용되고 있다.
북한 주민들은 중국 내화(위안)를 '비'라고 부른다. 열악한 경제난과 수시로 바뀌는 가격 때문에 하루하루 마음을 졸이며 살아가는 북한 주민들에게 비는 가장 믿음직한 화폐다.
북한 청진시 수남 구역에 살다가 2013년 4월에 남한에 온 김재숙 씨는 "북한 주민들은 북한 화폐를 종이장 보다 못하다고 말한다. 북한 내화에서 제일 단위가 높은 지폐는 김일성 사진이 그려져 있는 5000원이다. 하지만 그 5000원 짜리 한 장으로 쌀 1kg도 구하기 어렵다. 하지만 중국지폐인 비는 100원 짜리 한 장이면 쌀 20kg을 사고도 남는다. 때문에 북에서 큰 장사를 하는 사람들은 무조건 비를 가지고 다닌다"고 말했다.
김 씨는 "북한 돈보다 중국 화폐가 인기가 많은 또 한 가지 이유는 같은 가치면 적게 들고 다닐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북한에서는 많은 돈을 집에 보관하게 되면 예고 없이 들이닥치는 숙박 검열 때문에 국가에 강제적으로 헌납된다. 많은 액수의 금액은 검은 돈, 즉 비사회주의의 물증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더불어 김 씨는 "그러다보니 지갑에 넣고 다닐 수 있으면서도 가치가 큰 중국 화폐가 가장 안전하다고 믿는다. 그러한 인식이 '비'에 열광하게 만들었다. 특히 서민층과 중산층에서 큰 인기를 누리고 있고, 대부분의 거래와 가격 형성도 비에 의해 결정된다. 일부 북한 장사꾼들은 '김일성 10명을 합쳐도 모택동 1명 보다 못하다'고 말한다"고 증언했다.
양강도 혜산시에서 살다가 2013년 7월 남한에 정착한 이향옥 씨는 "북한에서는 북한 돈 30만 이상 넘어서면 무조건 비로 바꾸어 보관한다. 그래야만 화폐 교환에 대비할 수 있다. 2009년 당시 북한 당국이 화폐 교환을 단행하면서 주민들이 엄청난 경제적 위기를 겪었다. 그 때문에 더욱 비를 믿는 것이다. 당시 정부에서는 한 사람당 일정한 금액만 화폐를 교환시켜주고 나머지 금액은 국가에 바치라고 강요했다. 힘들게 모은 돈이 순식간에 종잇장이 되어 버렸었는데, 비를 가지고 있던 집은 위기가 기회가 됐다. 많은 돈을 벌게 되었던 것이다. 그 때부터 사람들의 인식이 바뀌었고, 비가 북한 주민들의 생활 경제 시장을 좌지우지했다"고 설명했다.
이 씨는 또 "비와 관련된 재밌는 일화가 있는데, 새 며느리가 아침에 직장 출근 준비를 하다가 시어머니에게 '오늘 비가 내린다고 해요'라고 말을 했다. 그것을 들은 시어머니가 급히 밖으로 나가 전날 찍어놓은 연탄 150장을 집에 들여다 놓으며 야단 법석을 피웠다. 저녁에 집에 돌아온 며느리가 그 광경을 보고 기겁을 했다. 며느리는 중국 지폐를 보고 비 가격이 내린다고 말했는데, 시어머니는 하늘에서 비가 내린다고 오해하고 종일 고생을 했던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실제 경제 생활을 하는 며느리의 말 속에 담긴 비는 결국 중국 화폐라는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남한과 북한 모두 '비'가 인기를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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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 2015-01-21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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