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이 40일간의 ‘잠행’을 끝내고 지팡이를 잡은 채 연일 공개 활동에 나서 건재함을 과시하자 북한 주민들 속에서는 오히려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신의주 소식통은 “오랫동안 보이지 않다가 갑자기 나타나 주택단지, 교육자살림집 등을 찾는 그의 행동에 여기 주민들은 불안해하고 있다”며 “안 보일 때는 ‘나라에 무슨 일이 생긴 게 아닌가’는 생각에 불안했고, 나타나니 ‘또 무슨 지시가 떨어지나’는 생각에 불안하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이 전한데 의하면 그동안 북한주민들 사이에선 김정은이 공개석상에 나타나지 않자 ‘어린 장군님이 노련한 군 장성들에게 억류된 게 아닌가’, ‘장성택 사람들이 쿠테타를 일은킨 건 아닌가’, 등의 온갖 루머들이 돌았다.
 
여기에 중국을 통해 ‘감금 설’, ‘쿠테타 설’, ‘뇌졸증설’, ‘발목수술 설’, 등 다양한 소문들이 연선(북한국경지역)주민들에게 전해지면서 전국으로 빠르게 확대 되었고, 결국 어린 김정은에 대한 연민으로 바뀌게 되었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김정은의 발목수술에 대해 최초로 전한 이 소식통은 “한동안 주민들 속에서는 ‘철없고, 주변에 아무도 도와주는 측근 없이 혼자서 그래도 뭔가는 하겠다고 애쓰던 어린 지도자를 능구렁이(황병서, 최룡해)들이 감금했다’는 설이 사실처럼 전해지면서 모두 불안해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중앙당과 국가안전보위부에서는 주민들 속에 돌고 있는 이러한 소문들을 다 종합하고 있었다”며 “그들도 인민들이 전(김정일 시대)보다 지도자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는데 대해 놀랐다”고 전했다.
 
이어 “그래서 이런 주민동향을 기회삼아 충성심으로 전환하기 위해 치료도중 지팡이를 들고 등장했고, 신문과 방송, 대학들과 인민반에서 대대적으로 선전하고 있다”며 “요즘에는 ‘장군님의 건강은 조국의 안녕’이라는 대학생들의 충성편지도 쓰게 하고 있다”고 김정은의 갑작스러운 등장 이유에 대해 전했다.
 
실제 북한 선전매체인 노동신문은 위성과학자 주택단지와 김책공대 교육자 아파트 현장을 시찰하는 김정은에 대해 연일 소개하고 있으며 지난 16일에는 ‘조국과 인민을 위하여 헌신하시는 경애하는 원수님을 정말 뵙고 싶었습니다’ 는 제하의 기사까지 소개했다.
 
신문은 “천만군민이 손꼽아 기다리고 있었다. 한초가 하루 같고 하루가 한 달 같이 여겨지던 나날들이었다. 경애하는 원수님의 모습을 뵙지 못하면 잠 못 이루고 당보 지면에 실린 그이의 혁명 활동소식에 접하면 새 힘이 용솟음쳐 최후승리를 확신하는 우리군대와 인민”이라고 역설했다.
 
소식통은 “하지만 주민들은 ‘그나마 무슨 일이 생겼을 가 근심으로 살던 때가 더 좋은 것 같다’면서 나타나니 ‘그동안(치료 기간) 누워서 어떤 방법으로, 어떤 지시로 들볶을지를 구상했다고 생각하니 나타난 게 두렵다’고 수군거린다”며 “정말이지 간부들마저 웃는 얼굴로 지팡이를 들고 나온 그에 대해 ‘속을 알 수가 없고, 무슨 일을 저지를지 모를 철부지’라고 말한다”고 덧 붙였다.
 
이석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