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공세적 사이버 전략 및 전술의 채택

우리 군은 북한에 의한 천안함 폭침 사건을 계기로 ‘국방개혁 2020’을 전면 보완한 ‘국방개혁 307 계획’을 통해 북한의 사이버전 위협에 대비, 사이버사령부의 조직과 기능을 강화하는 대책을 세운 바 있다. 이 대책에는 사이버 전문인력 개발센터를 운용해 사이버전 방어 능력을 향상시키고, 사이버사령부 인력을 1만 명으로 증원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그러나 이를 실현하기 위한 정부 예산은 지원은 오히려 감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의 2014년도 국방정보화 예산은 5154억 원이다. 정보보호 등 사이버테러 대응에 60억 원이 증액됐다. 국방 정보화 예산 중 가장 비중이 높은 영역은 정보통신기반체계 구축 사업(2382억 원)으로 노후화된 개인용 컴퓨터(PC) 교체에 593억 원, 주전산기기 도입에 460억 원 등이 포함된다. 정보보호에 247억 원, 암호화 장비 도입에 163억 원이 책정됐다. 

군수자원정보체계개발 사업 등 국방 자원관리정보체계개발 사업에는 총 528억 원이 쓰인다. 대규모 프로젝트 보다는 다수 시범사업과 계속사업 중심으로 투자가 이뤄진다. 국방통합정보관리소구축 사업에는 41억 원을 투입, 마무리한다. 본격적인 개발을 진행하는 올해보다는 예산이 큰 폭으로 줄었다. 이와 함께 ▲정보통신운용지원 413억 원 ▲통신요금 1073억 원 ▲통신시설 357억 원 ▲국방광대역통합망 360억 원이 배정됐다. 정보통신운용지원과 통신시설 예산은 전년대비 소폭 늘어난 반면 통신요금과 국방광대역통합망 예산은 줄었다.

이는 미국의 사이버보안 기술 연구 예산에만 5억 달러, 영국의 최근 4년간 국방부 사이버보안 예산인 6억5000만 파운드와 비교해 매우 낮은 수준이라 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사이버사령부는 보다 적극적이고 공세적인 사이버 작전 개념과 교리의 도입을 주도해야 할 것이다. 사이버사령부의 주요 임무는 군 작전의 원활한 수행을 위해 군의 네트워크 및 사이버망의 관리와 보안, 보호를 담당하는 제한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다.

따라서 사이버사령부는 이 같은 태생적 한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각종 제약에서 탈피해 독자적인 길을 가야 할 것이다. 미국의 경우 2013년 국방부 산하 사이버사령부를 5만 명으로 확대하고 ‘사이버 보호 부대’, ‘국가 임무 부대’, ‘전투 임무 부대’ 등 3가지 유형의 전력을 마련한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전투 임무 부대는 적을 상대로 사이버 공격 등 공세적인 작전을 펼친다. 미국의 이런 개념 변화는 향후 전쟁의 개전 명분 및 환경, 수준을 새로이 평가하는 잣대를 제시하는 것으로 미래 전쟁의 전개양상을 크게 변화시키는 획기적 발상이라 할 수 있다. 사이버사령부가 향후 지향해야 할 궁극의 목표는 실전에서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각종 공세적-방어적 사이버전 작전교리를 개발, 시험, 적용하는 것이 되어야 한다.

2. 사이버 위기 대응을 위한 법제 정비

사이버공간은 정보통신기술의 비약적 발전과 더불어 정보기기와 컴퓨터 그리고 인터넷 등의 네트워크로 연결된 가상공간으로 이미 국민 생활의 보편적인 영역으로 자리매김하였고, 국경을 초월해 범지구적이면서 정부와 민간부문이 상호 밀접하게 연계되어 있다.

이러한 특수성으로 말미암아 시공간의 제약을 벗어나 발생하는 모든 사이버공격을 정부와 민간 어느 하나도 단독으로 차단하기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 따라서 ▲민관군(民官軍)이 모두 참여하는 국가적 차원의 종합적 사이버대응 체계 구축하도록 하고, 사이버 공격의 사전 탐지 및 사이버위기 발생 가능성을 조기 차단하며, 사이버 위기 발생 시 총괄전담기관(국가정보원)을 통한 국가 역량의 최대 결집을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

즉, 사이버공격을 대응하기 위한 정부기관 상호간의 업무분장을 통한 상호간의 조정과 통제의 원리를 갖춘 기본법적 성질을 가지는 법률의 제정을 통해 사이버 공격으로부터 국가위기를 사전예방하기 위한 법체계를 정립할 필요가 있다. 국가정보원 산하 국가사이버안전센터는 2004년 설립되어 지금까지 범국가적 차원에서 국가사이버안전 정책총괄 업무를 수행해왔는데, 이는 ‘국가사이버안전관리규정’(대통령 훈령, 2005년 제정)에 근거하고 있다.

국가정보원은 현재 정무직을 제외한 조직구성원에 대해 비공개(국정원법 제6조) 원칙에도 불구하고, 소속기관인 국가사이버안전센터만은 민관군의 정책을 총괄하고 국내외 위협정보 공유 및 범정부 차원에서의 유관기관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이례적으로 조직의 운영을 공개적으로 하고 있어 포괄적 사이버 안전 업무를 수행하는데 법적 근거가 부실한 상태이다.

국정원 이외에 우리나라의 사이버 위기 대응기관으로는 앞서 언급한 것처럼 국방부 산하 사이버사령부, 방송통신위원회 산하 인터넷침해사고대응지원센터, 대검찰청 산하 인터넷범죄수사센터, 경찰청 산하 사이버테러대응센터 등으로 다양하게 존재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다양한 기관이 존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사이버 위기가 발생했을 경우 각 기관의 책임과 역할이 불분명하고, 무엇보다 강력한 리더십을 가진 기관이 사실상 없다는 점이다.

북한 등 외부로부터의 사이버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모든 정부 조직이 하나의 보안 목표 아래 각자의 역할을 수행하고, 상황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총괄체제와 이를 수행하는 컨트롤 타워(control tower)가 구축되어야 한다. 사이버 위협은 이미 일상화 된 상태이다. 사이버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대응체제의 핵심이 바로 관련 법률의 채택이다.

미국의 경우 2009년 5월 ▲백악관, 연방차원 등 최상위 리더십에 따른 정책 추진 ▲보안교육, 전문 인력 양성 등 디지털 국가를 위한 역량 제고 ▲민관 협력을 위한 파트너십 구축 등 사이버 보안책임 분배 ▲효율적 정보 공유 및 대응능력 강화 ▲보안강화를 위한 혁신촉진 등을 내용으로 하는 ‘사이버 공간 정책 리뷰’(Cyberspace Policy Review: Assuring a Trusted Resilient Information and Communications Infrastructure)를 발표했다.

동(同)보고서에서는 단기 및 중기실행계획을 제시하고 있는데, 단기실행계획의 첫 번째로 국가사이버보안 정책 추진을 총괄하는 사이버보안책임관을 임명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이에 따라 백악관은 사이버 보안의 총괄책임자로 이른바 ‘사이버 차르’(Cyber Czar)를 임명했다. 미국 외에 독일, 프랑스, 영국, 일본의 경우 국가 사이버 위기 대응과 관련된 법과 제도의 정립을 끝낸 상태로 인력 및 기술개발 등의 활용 및 안정화 단계에 진입한 상태이다.

3. 사이버 전문 인력 양성 시스템 구축

국가 간 사이버전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정규 및 비정규 교육 이외에 실제 해킹경험이 많고 사이버전에 대한 확실한 의식을 갖춘 전문가를 양성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국가가 공개적으로 해커를 양성한다는 것 자체가 국제적 이슈가 될 수 있고, 타국과 심각한 외교 및 군사적 대립 상황을 만들 수 있다. 동시에 우리나라와 갈등관계에 있는, 혹은 경쟁관계에 있는 국가로부터 의심을 받기 쉽다. 따라서 매우 신중하고 합법적으로 사이버 보안 전문가를 양성해야 하고 평시와 유사시에 어떻게 이들을 활용할 것인가에 대해서도 각각의 전략이 필요하다. 대다수 해커들은 특성상 ‘야행성’에 ‘은둔성’, 조직에 적응하기 어려운 ‘외톨이형’이나 돌출행동을 일삼는 ‘특이한 성격의 소유자들’이 다수인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문제는 과연 보수적인 정부와 군에서 이들을 충분히 이해하고, 관리하며 충분한 보수를 지급하며 대우해 줄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다행히 국방부는 사이버전 수행인원을 대폭 증원하는 등 우리 군의 사이버전 능력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한다. 이를 위해 국방부는 관련 예산과 인력 수급 여건이 보장되면 1000명 이상으로 사이버 인력을 늘릴 예정이며, 자체적으로 인력을 양성하면서 민간의 우수한 자원도 영입할 방침이라고 한다. 

마지막으로 사이버전 전문 인력 양성 시스템 구축을 위해서는 우수한 해커들을 대상으로 저극적인 필터링(filtering) 작업을 시행해야 한다. 여기에는 해커들의 심리구조, 윤리의식, 해킹경험, 애국심 등 다양한 측면을 측정하기 위한 과학적 조사방법이 동원되어야 한다.

즉, 국익에 도움이 되는 사이버전 전문 인력을 선발하고, 이들을 군인 또는 공무원으로 신분을 보장해 자연스럽게 국가를 위해 복무하도록 해야 한다. 이 모든 조건과 절차는 사이버전 전문 인력을 관리할 장기적 계획과 국가차원의 전략을 마련한다는 전제하에서만 가능하다.

김필재(조갑제닷컴) spooner1@hanmail.net

<참고자료> 
1. 이상호, “최신 사이버(Cyber)전의 성격과 특성: 북한의 사이버전 전략과 우리의 대응방향”, 정책연구(통권170호), 국가안보전략연구소, 2011.9.30
2. http://www.whitehouse.gov/assets/documents/Cyberspace_Policy_Review_final.pdf
3. 우형진,《넷 전쟁과 인터넷 보안군》, 삼성경제연구소, 2007년, pp. 111~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