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대통령의 대 국민 담화문을 듣고 아직도 대통령이 꿈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통령 담화문의 주된 내용은 또다시 같은 도발이 있을 경우에 그에 상응하는 대가가 있을 것이며 이를 위해서는 적극적인 ‘국민 단합’이 요구된다는 내용이었다.

담화문을 듣고 나서 그의 말에 전혀 신뢰가 가지 않는 것은 필자만의 감정이었을가.

한 개인이든 국가적인 정치인이든 기회라는 것은 그리 자주 오는 것이 아니다. 연평도에서 있은 북괴의 만행이 대통령에게 보고된 시간은 30분도 안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는 그 시간에 청와대 벙커에 있을 것이 아니라 핵심 참모 몇 명과 더불어 헬리콥터를 타고 연평도의 불타는 모습과 함께 TV에 나와야 했다.

국민들이 보기에 얼마나 감격적인 장면인가. 이를 본 연평 도민들이 과연 인천으로 피난을 나왔을가. 연평도민들과 같이 죽겠다는 모습인데 어찌 이런 지도자를 믿지 못하고 피난을 할 것인가.

하루아침에 영웅이 될 수 있는 기회를 스스로 위험한 일이 발생하면 지하 벙커에 숨는 졸장부로 전락하고 말았다. 좌우간 대통령은 좋겠다. 전방에서 총소리만 들렸다 해도 벙커라고 하는 좋은 숨을 곳이 있으니.

광우병 촛불 집회 때라든가, 천안함 폭침 때라든가 지도자로서의 대범함과 용감성을 보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다 놓치고 말았다. 그리고 다음에는 좌시하지 않겠다는 말을 하니 초등학생도 웃을 일이다.

초등학생도 부모가 관심을 가져주어야 공부도 열심히 하고 운동도 한다. 최전방을 지키는 젊은 아들들이 2차대전 때 쓰던 녹쓴 전차포신을 갖다놓고 무기라고 하였다니 그들이 탈영을 하지 않은 것만도 고맙기 짝이 없다.

북괴를 주적으로 환원하는 것도 몇 번이나 고려해야 가능한지 모르겠다. 지금도 그 부활을 고려하겠다니. 우리의 아들들이 절반쯤 죽어야 결정하려나 보다. 그러한 사고를 버리지 못하는 한 다음에는 좌시하지 않겠다는 대통령의 말을 어느 쓸개 빠진 국민이 믿을 것인가.

‘국민통합’이라는 것도 대통령의 적극적인 행동이 따르기 전에는 불가능 하다. 이는 마치 기름과 물이 합쳐질 수 없는 것과 다름 아니다.

말뿐인 국민인 이적단체가 허다하며 이들이 나라를 허물고 있는데 과연 이들과의 단합이 가능하겠는가. 이들을 척결하지 않는 한 ‘국민통합’이란 한낮 연목구어에 불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