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해 9월 북한에 대해 소위 “그랜드 바겐”을 제안하였다. 그 내용은 북한이 핵을 포기하면 안전보장을 한다는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제 6자회담을 안전보장을 제공하고 국제지원을 본격화하는 일괄 타결, 즉 `그랜드 바겐'을 추진해야 한다"고 하였다. 그러나 이 전략은 김정일의 군사독재체제를 인정하는 것으로서 통일을 포기하는 것처럼 들린다. 따라서 이 그랜드 바겐의 내용은 바꾸는 것이 좋다.

물론 북한의 핵폐기는 통일에 이르는 과정에서 추구하는 목표일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의 목표가 마치 핵폐기인 것처럼 비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우리의 목표는 통일이어야 하며 그것도 자유통일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통일은 이제 피할래야 피할 수 없는 상황이 된 것 같다. 북한체제의 존속은 이제 거의 불가능해 보인다. 북한은 이제 겨우 숨만 쉬고 있는 공룡 처지가 되었다. 또 다시 김대중이나 노무현처럼 북한을 살려주는 정책을 쓸 이유는 없다. 분단의 기간이 너무 길었다. 이제 분단을 연장시키는 정책은 끝내야 한다. 무조건 통일을 지향해야 한다.

따라서 이제 통일정책은 통일 자체에 초점을 맞출 것이 아니라 통일 후의 통합까지 염두에 두고 수립되고 시행되어야 한다. 통일만 생각하다가 막상 통일이 성취되면 통합 준비 미비로 불필요한 시행착오를 거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이제 통일정책은 통합문제를 반드시 포함하여 논의되어야 한다.

그렇다면 북한에 대한 그랜드 바겐의 내용은 단지 북핵폐기가 아니라 김정일의 군사독재체제의 민주화에 두어야 한다. 핵폐기도 핵폐기이지만 북한의 군사독재체제의 민주화는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과정이다. 순조로운 남북통합을 위해서는 북한체제의 자본주의 체제로의 전환 그리고 자유경쟁 제도의 정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통일이 큰 후유증 없이 성취되기 위해서는 정치, 경제, 사회 체제의 통합이 필수조건이다. 그랜드 바겐은 이것을 목표로 하여야 한다.

김정일에게 핵폐기를 하면 체제보장을 하겠다는 제안은 김정일이 원하는 바다. 이것은 분단을 영구화 시키는 반통일 정책이다. 대신에 우리는 시장경제로 이행하는 정도에 비례해서 북한을 지원하고 북한 동포의 자유권을 보장하는 정도에 비례해서 지원을 확대하여야 한다. 궁극적으로 북한의 민주화, 북한의 자본주의화, 북한 동포의 인권의 신장과 같은 체제의 변화를 성취하여야 한다. 이것이 통일과 통합을 동시에 추구하는 정책이다.

김정일은 지금 절대절명의 선택을 하여야 할 지경에 이르렀다. 이 기회에 우리는 남북통일을 넘어 남북통합을 염두에 둔 정책을 수립하고 추진해야 한다. 따라서 대통령의 그랜드 바겐 내용은 이 방향으로 수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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